연합뉴스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급속히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논의에서 유럽이 사실상 배제되자 대응에 나선다.
AFP 통신,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주요국 정상을 초청해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에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정상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초청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영국 총리실은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달 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때 이번 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를 들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정권 교체로 급변한 미국의 태도에 유럽을 덮친 불안과 다급함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접촉해 유럽의 장기적 안보에 영향을 미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주도하면서 유럽을 '패싱'하고 자국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회의에서는 종전 협상에서 유럽을 배제하려는 듯한 트럼프 정부에 대한 유럽의 대응,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파병안을 포함한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안팎에선 유럽이 얼마만큼 우크라이나 종전에 따른 '안보 청구서'를 감당할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이 자체 군대를 창설할 때가 왔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거론하며 미국이 유럽의 안보를 위해 돈을 쓰지 않겠다고 꾸준히 경고해 왔지만, 유럽은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았다.
잭 와틀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 연구원은 16일 가디언 기고에서 "평화를 바란다면 평화를 유지할 군에 투자해야 한다"며 "유럽에는 돈이 있다. 분명하지 않은 것은 영국을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유럽 파트너 국가가 그 돈을 쓸 의지가 있느냐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