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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학원에 시험문제 판 교사 적발…29명 징계·220명 조치 요구

사회 일반

    감사원, 학원에 시험문제 판 교사 적발…29명 징계·220명 조치 요구

    교원 사교육 시장 참여 실태 감사결과 발표
    교원 1명 평균 8500만원, 전체 매출 212억원
    학원 문항제작팀장 수행하며 수익 늘린 교원
    학원에 판 시험문항, 학교 시험문제로 출제
    EBS 교재 빼돌려 문제 변형해 학원에 판매
    문제판매 후 수능·모의시험 출제위원으로 참여
    교육부 지도·감독 소홀로 문항거래 난맥상 야기

    연합뉴스연합뉴스
    감사원이 학원 등 사교육업체로부터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은 서울·경기와 부산 등 6개 광역시 교사들을 대상으로 시험문제 거래행위를 점검한 결과 249명이 시험문제를 팔아 이득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 중 비위가 무겁다고 판단되는 교사 29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220명의 교사에 대해서는 교육부에 적정한 조취를 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18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실태 점검'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원 249 명 5년간 시험문항 판매로 212억원 매출 

    감사원에 따르면, 교원이 학원 등 사교육업체에 시험문제를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는 공무원법과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교사로서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의심받아 국민 신뢰를 저해하기 때문에 정당한 금품수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적발한 249명은 지난 2018년부터 5년 동안 시험문제 판매로 모두 212억 9천만 원을 벌었다. 교원 한 사람 당 평균 8천 5백만원이다.
     
    이 중 서울·경기의 사교육업체 문항 거래가 198억 8천만원으로 전체의 93.4%를 차지했으며 특히 서울(75.4%)의 경우 대치동과 목동 등 대형사교육업체가 집중된 지역 학교 교원들의 문항거래가 많았다.
     

    서울은 송파·강남·양천, 과목은 과학·수학 순서

    송파구가 23억 8천원만원으로 서울에서 제일 많았고, 그 다음 강남구 23억원, 양천구 21억 5천만원의 순서로 나타났다.
     
    시험문제 과목은 과학이 66억 2천만원으로 31.1%, 수학이 57억 천만원으로 26.8%를 차지했다.
     
    감사원은 "최근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문항이 수능에 계속 출제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문항 발굴이 사교육업체의 주요 경쟁력으로 부각"됐다며, "EBS 교재 집필진 등 출제 능력이 있는 교원을 접촉해 문항 유형과 단가 등을 정한 뒤 주로 구두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교원은 사교육업체의 의뢰로 문항제작팀의 팀장역할을 수행하거나 교원을 섭외해 직접 팀을 꾸리기도 했다. 교원이 직접 문항공급 조직을 구성·운영할 경우 문항제작 비용만이 아니라 알선비의 명목으로 돈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한 고등학교 교원은 지난 2019년 배우자가 만든 문항공급업체에 시험문항을 4년 동안 판매해 모두 18억 9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뒤 이 중 3억원은 자신이 받고 1억 천만원은 배우자 업체의 영업이익으로 챙기기도 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EBS 교재 파일 빼돌려 문제 변형해 판매

    심지어 EBS 교재 파일을 출간 전에 빼돌려 이를 변형한 시험 문항을 판 사례도 있었다. 해당 교원은 지난 2015년부터 EBS 수능연계 교재 집필진으로 참여하면서 교재에 나온 문제를 변형시킨 시험문항의 판매를 요청받자, EBS가 교재 발간 전 최종 검토를 위해 집필진에게 제공한 파일을 빼돌리거나, 자신이 집필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 연구용 활동 등 허위 사유를 대고 교재 파일을 빼내 문항제작에 이용했다. 이에 2015년부터 7년 동안 8천개의 문항을 팔아 5억 8천만원을 챙겼다
     
    또 다른 교원은 지난 2019년부터 4년 동안 학원 등 사교육업체에 판매한 13개 문항을 2022년 자신이 가르치는 학교 시험에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원에 시험문항을 판매한 뒤 이를 학교시험에 출제한 교원은 4명이나 됐다.
     
    시험문항을 판매한 교원이 이후 수능이나 모의평가시험 등의 출제위원으로 참석한 경우도 16명이나 됐다.
     
    교원들의 시험문항 판매가 이처럼 난맥상을 보인 데는 교육부의 지도 및 감독 소홀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험문항 난맥상에는 교육부 역할 소홀

    감사원은 "교육부는 지난 2016년 7월 시·도교육청에 '학원용 문항 매매행위'를 금지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이후 인수인계 누락 등의 사유로 교원의 문항거래에 대한 지도 및 감독에 소홀해 교원들이 경각심 없이 사교육업체와 문항 거래를 계속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문항거래가 확인된 문제의 교원 249명 중 220명은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적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교육부에 통보하고, 비위가 크다고 판단되는 나머지 교원 29명은 징계요구와 비위통보 조치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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