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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하단선 대형 땅꺼짐 원인은 '물막이 없는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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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상~하단선 대형 땅꺼짐 원인은 '물막이 없는 틈'

    폭우에 인근 하천 범람, 지하수 유입
    지표에서 1.5m까지 '차수 그라우팅' 시공 안 해
    조사위, "지표까지 차수" 등 대책 권고

    임종철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장이 18일 사상~하단선 2공구 지반침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임종철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장이 18일 사상~하단선 2공구 지반침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
    지난해 9월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2공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은 물막이 공법이 시공되지 않은 구간에 많은 양의 물이 들이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는 18일 사상~하단선 2공구 지반침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우선 사고가 난 지난해 9월 21일 사상구 일대에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하천이 범람한 점을 일차적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날 사상구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은 오전 8시 49.5mm, 오전 9시 44mm를 기록했다.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사고 현장에서 50m 떨어진 하천에서 물이 역류했고, 이 물이 U자로 생긴 측구(배수로)를 통해 사고 현장으로 들이쳤다. 측구는 장기간 인근 철강공장을 출입하는 대형 차량의 하중으로 균열 등 손상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지하수 유출이 일부 가속화됐다.
     
    흘러넘친 지하수는 '차수 그라우팅(물막이 공법)'이 시공되지 않은 구간으로 유입됐다. 사고가 난 지점은 지표면에서 1.5m 아래까지는 목재 토류판(흙막이 벽)으로, 그 아래는 강재 토류판으로 시공하고 이 구간에만 차수 그라우팅 공법을 적용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목재 토류판 부위로 지하수가 들이치면서 토사가 동시에 유출됐고, 이에 토류판도 함께 쓸려내려 가면서 대형 땅꺼짐이 동시에 발생했다는 게 조사위 결론이다.
     
    사고 당시 현장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사고 당시 현장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임종철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장(부산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은 "설계나 시공상에 문제는 없었다. 조사 결과 지하수가 지하 2m 정도에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에, 설계 기준에 따라 조금 더 안전하게 1.5m부터 차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의로 지표면까지 차수하면 과다 설계가 되고 비용도 올라가는 문제가 있어 이렇게 설계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상습 침수 지역에 있는 하천의 범람, 최고위 홍수 같은 요소를 설계에 반드시 고려하라고 지침을 주면 설계자도 그에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저지대 침수 구간을 분석해 지표면까지 차수 공법을 실시하고, 누수가 많은 구간은 차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공법으로 보강하라고 권고했다. 또 토질전문가에게 현장 계측관리와 분석을 맡기고, 자동화 계측을 통해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이 밖에 굴착 단계마다 승인기관에 보고하고, 정기적인 관찰 카메라 조사와 월 1회 이상 지표투과레이더 탐사 등을 권했다.
     
    부산시 민순기 도시공간계획국장은 "지난해 8월 발생한 1공구 사고조사 결과와 연계해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준공 때까지 종합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공구 땅꺼짐'은 지난해 9월 21일 오전 8시 45분쯤 사상구 학장동에서 발생한 사고로 가로 5m, 세로 7m와 가로 4m, 세로 8m 규모의 거대한 구멍이 2개나 생겼다. 이 사고로 대형 차량 2대가 5m 깊이 구멍으로 빠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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