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인 이경규.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영상 캡처"이혼하면 '돌싱포맨' 출연하고,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면 '미운 우리 새끼'에 나오고 부부 사이가 좋지 않으면 '동상이몽'에 나가고…"
45년 차 코미디 대부 이경규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아직 보지 않았다고 밝히며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2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45년간 방송하며 느낀 모두와 잘 지낼 필요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 게스트로 출연한 이경규는 한국 예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진행을 맡은 한석준이 "개그를 짜시거나 프로그램하실 때 우리 사회의 뒤틀린 포인트를 찾아내고 풍자하려는 노력을 하시느냐"고 물었다.
이경규는 "집에 가면 넷플릭스부터 시작해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다 깔려 있다"며 "그래서 그걸 한 10분씩 쫙 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요즘 뭐가 유행하는지, 왜 저걸 좋아하는지, 그리고 일반적인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누가 나오는지도 본다"면서도, "저는 잘 되는 건 잘 안 본다. 망하는 건 다 본다"고 밝혔다.
한준석이 "망하는 건 다 보시냐"고 재차 묻자, 이경규는 "망하면 통쾌하다, 망했구나"라고 농담했다. 그는 "내가 '오징어 게임'을 지금도 안 봤다"며 "내가 잘 돼야지. 잘 되는 건 보기 싫다"고 웃었다.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영상 캡처한석준이 "그렇게 접한 프로그램을 보며 요즘 사람들이 '저걸 왜 좋아할까'라고 생각한다든지 관찰을 하실때 탁 걸리는 포인트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경규는 "공감이 올 때가 있다. 공감이라는 포인트가 있어야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과거 '내가 친구를 부르면 난 몇 명까지 올까'라고 생각에서 '보고 싶다 친구야'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관찰 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을 싫어한다"며 "그게 뭐 하는 짓이냐"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추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경규는 "혈육을 이용한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다"며 "이혼하면 '돌싱포맨', 결혼하지 않으면 '미운 우리 새끼', 부부 사이 안 좋으면 '동상이몽', 결혼 안 했으면 '솔로지옥', 애 낳으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거 저런 거 떼고 나면 나갈 데가 없다"며 "물론 하시는 분들은 힘드시겠지만, 그런 포맷이 너무 많다. 새롭게 아이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와줘야지 방송국으로도 시청자들이 돌아올 것"이라며 "OTT 쪽에서 제작비를 많이 퍼붓는다. 그러다 보니 다 그리로 가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본의 흐름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뀌겠지만, 자본이 일방적으로 한곳으로 몰려버리면 거기도 식상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