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자유투를 던지는 LG 두경민과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유기상. TVN SPORTS 중계 화면 캡처 두경민(창원 LG)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이후 오랜만에 코트를 밟은 두경민은 지난 14일 LG가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펼친 연장전 극적인 역전 드라마에 기여하면서 창원 팬들을 기쁘게 했다.
그리고 두경민은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두경민은 16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수원 KT와 원정경기 2쿼터 도중 자유투 라인에 섰다. 복귀 후 첫 자유투 시도였다. 그런데 두경민의 자유투 슈팅 자세는 평소와 다르게 매우 이색적이었다. 그는 오른손 위에 공을 올려놓고 그대로 슛을 던졌다. '왼손은 거들 뿐' 대신 오른손으로만 자유투를 쐈다.
결과는 좋았다. 2개 모두 성공했다.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한 손으로 던졌음에도 좌우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백보드를 이용하지도 않았다. 2개 모두 깔끔하게 림을 통과했다. 이전에는 두경민에게서 볼 수 없었던 자유투 슈팅 자세였다.
왜 갑자기 바꿨을까.
두경민은 17일 전화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슈팅 연습을 할 때 한 손으로 자유투를 50~60개 정도 넣은 다음에 슈팅 연습을 시작하는 루틴이 있었다. 이번에 복귀를 준비하면서 자유투 감각이 계속 안 잡히길래, 백보드를 이용해볼까 생각도 하다가 그냥 한 손으로 던져보자고 했는데 그게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두경민은 "슈팅 연습을 하기 전에 늘 쐈던 방식이니까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다. 두 손으로 쏘면 힘 조절이 안될 때가 있는데 한 손으로 쏘니까, 무언가 내려놓고 쏘는 느낌도 들고 호흡도 편해졌다. 연습 결과 확률도 괜찮더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변화에 불안감은 없었을까. 본인보다 오히려 주위에서 걱정했다. 두경민은 "그날 자유투를 그렇게 쏘고나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우리 팀 동료들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 안 들어가면 욕 먹는다고"라고 말하며 웃었다.
두경민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오누아쿠 선수도 그렇고 자유투를 특이하게 쏘는 선수들이 있다. 주목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 잘 넣으려고 하는 것이다. 잘 들어가면 장땡이다. 그렇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창원 LG 두경민. KBL미국프로농구(NBA)에도 한 손으로 자유투를 던져 성공률이 향상된 경우가 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젊은 포워드 제레미 소핸이 자세 변경 후 효과를 봤다. 두경민은 "소핸의 자세는 알고 있다. 영감을 받진 않았다. 예전부터 해왔던 루틴이었고 그게 나한테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