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성공회 성직자들이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며 6.10 민주화운동 기념비 앞에 모였다.
성공회 전국 성직자단은 17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뒤편에 세워진 6.10민주화운동 기념비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파면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자'는 시국 입장문을 발표하고,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전국 교회에서 성직자 릴레이 금식기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성공회 성직자단은 시국 입장문에서 "친위쿠데타를 일으키고, 온갖 궤변과 법기술과 논리로 여러 사람을 모욕하는 윤 대통령은 즉각 파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직자들은 12.3 내란사태는 특권층에 의한 것이고,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가 단 한 사람만을 위한 특권적 해석과 적용이었다고 비판하면서, 특권층이 법을 사유화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특권 없는 사회를 위해 일해야 한다"면서 "하루 속히 윤석열을 파면해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성공회 성직자단은 이번 시국입장문 발표와 관련해 "교회와 성직자 역시 한국사회의 일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권 사회의 목격자로 머물지 않고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구성원이자 참여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성직자들이 6.10민주화운동 기념비 앞에서 모인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김종훈 신부는 "이 자리는 1987년 6월 10일 다양한 종교단체와 시민사회 그룹들이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이루어간 상징적인 자리"라면서, "한국교회도 우리사회와 동떨어진 집단이 아니라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민주주의 회복에 함께 하고, 그것이 하나님의 정의, 평화와 함께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성직자원 의장인 오동균 사제는 "12.3 내란 이후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과정에서 기독교가 광장에서 보여준 행태로 인해, 기독교 전체가 반민주세력으로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면서, "잘못된 기독교와 잘못된 정권이 결합해 오랫동안 우리가 이뤄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겠다는 위기감 속에서 사제들도 사순절 금식기도를 통해 국민 모두와 함께 민주주의를 이뤄가는데 한 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