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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에 쏟아진 '5만전자' 성토…고개 숙인 경영진들

주총장에 쏟아진 '5만전자' 성토…고개 숙인 경영진들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개최…주주들 "주가부진 어쩔거냐"
한종희 "주주가치 제고 위해 뼈를 깎는 노력할 것"
전영현 "심려끼쳐 송구…근원적 경쟁력 회복할 것"

삼성전자 제56기 주주총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제56기 주주총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9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 주가 부진을 성토하는 일반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주주총회 의장이자 삼성전자 모바일 및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인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고개를 숙이며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을 약속했다.

전영현 "주가 부진 송구, 전사적 노력"…장내 박수도

삼성전자가 주주와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가 주주와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및 주주와의 대화에선 주가 부진의 이유와 주가 부양 대책을 묻는 주주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식 1481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한 주주는 "삼성이란 타이틀을 믿고 참고 기다렸는데 주가가 언제쯤 제 궤도에 올라갈지 궁금하다"고 질의했고, 자신을 "'8만전자(주가 8만원일때 매수)'에 사서 '5만전자'에 물려있는 주주"라고 소개한 또 다른 주주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주가)은 우상향 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플랫(횡보)하고 있어서 답답함이 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주는 "경쟁사 (주식을) 들고 있다가 (삼성전자) HBM3E가 엔비디아에 곧 납품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경쟁사 (주식을) 매도하고 삼성전자를 구입했는데 경쟁사 (주가는) 계속 오르고 삼성전자는 계속 빠진다"고 질타했다.

쏟아지는 질타에 이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주가가 주주님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사는 지난해 변화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주요 제품이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 주가 회복의 가장 확실한 열쇠가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과 기술 경쟁력 회복임을 잘 알고 있다"며 "올해 반드시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전영현 부회장도 "주가의 많은 부분이 반도체 부문 성과에 좌우되는것 같은데 주가 부진으로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AI반도체,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시장에서 저희가 초기 대응이 늦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완성도 강화와 조직 개편을 통해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가올 시장이 HBM4, 커스텀HBM인데 저희가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관련 제품)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기술리더십 부족에 따른 주가 부진과 같은 문제점을 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부회장의 이런 답변이 장내에선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 "선단 공정 기반 HBM 적기 개발로 경쟁력 확보"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진앙'으로 꼽히는 DS부문은 선단 공정 기반 HBM 적기 개발로 차세대 AI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고수익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 등으로 올해를 '근원적 경쟁력 회복의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영현 부회장은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고 도전과 몰입의 반도체 조직문화를 강화하겠다"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성장성과 수익성 두 가지 축을 바탕으로 하는 중장기 전략도 수립했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은 "성장을 위해 차세대 기술과 제품 역량을 강화해 반도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성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공정 수익성 제고를 통해 고수익 사업구조를 확보할 방침"이라며 "메모리는 타협 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신공정과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특히 VCT(수직 채널 트랜지스터)와 본딩 기술과 같은 차세대 기술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등 미래 반도체 개발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조원의 적자를 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경우 누설전류를 줄이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차세대 D램, 첨단 패키징 기술을 연계해 제품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전 부회장은 "'고객 서비스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고객 중심의 디자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응용별 IP(설계자산)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설계 역량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율 개선,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 구조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2017년 독립 사업부로 분리된 후 '퓨어파운드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 세계 고객들이 메모리기술 등을 요구하고 있고 실제로 그걸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 삼성"이라며 "이런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잘 공급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런 잠재력을 시장에 공급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는데,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가 본격적으로 협력할 예정이고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면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스템 LSI는 시스템온칩(SoC)과 관련해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탑재를 위해 성능 극대화에 주력하는 등 수익 AI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구조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M&A 성과 내게 노력…로봇 등 차세대 신성장 사업 육성도"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DX부문은 로봇 사업 등 미래형 사업구조로 전환에 주력한다.

한종희 부회장은 "사업장 내 제조봇, 키친봇 추진으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데이터를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활용하는 '개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발 빠른 기술 검증과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로봇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국내외 우수 업체, 학계와 협력하고 유망 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수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강한 삼성'을 새 키워드로 내걸고 △메드텍(Medtech)△로봇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비) △친환경 공조 설루션 등 4가지 핵심 영역을 제시한 바 있다.

M&A(인수.합병)와 미국 관세 정책 및 대미 투자환경 변화에 대한 방향도 제시했다.

M&A에 대해서 한 부회장은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역량 확보는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 조건"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M&A가 중요한 전략인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래 성장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지속적으로 M&A를 추진해왔지만 아쉽게도 대형 M&A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올해는 더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관세 대응책을 두고는 "멕시코와 중국 외 세계 여러 지역에 다수의 생산거점을 뒀으며, 생산 및 판매 거점 간 물류도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며 "글로벌 제조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관세장벽 슬기롭게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당사 글로벌 공급망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4인(김준성·허은녕·유명희·이혁재) 선임 △사내이사 3인(전영현·노태문·송재혁)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신제윤·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심의되고 표결됐다.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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