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올스타전 전야제 홈런더비에서 우승한 LG 오스틴. LG 트윈스 제공'LG 트윈스 복덩이' 오스틴 딘이 올해는 어떤 역사를 남길까.
오스틴은 지난 2023년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다. LG에 입성한 첫해부터 팀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훌륭한 타격 능력과 선구안은 기본이고, 빠른 발과 수비 능력까지 겸비했다. 이적 첫해 정규 리그에서 139경기 23홈런 163안타 95타점 87득점 7도루 타율 0.313을 작성했다.
당시 LG는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KS)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KS에서도 오스틴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KT 위즈와 5경기를 치르면서 20타수 7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을 쓸어 담았다. 외국인 타자가 제 역할을 해준 덕분에 LG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당연히 LG는 2024시즌에도 오스틴과 동행했다. 이때도 오스틴은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LG의 '왕조 구축'은 실패였다. 하지만 오스틴은 개인 성적만 두고 봤을 때는 2023시즌보다 나았다. 오스틴은 2024시즌에 140경기에 출장하며 32홈런 168안타 132타점 99득점을 올렸다. 타율은 0.319로 높았다.
눈에 띄는 기록은 바로 '타점'이다. KBO리그 전체 타자 중 2024년에 오스틴보다 많은 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빠른 주력을 가진 테이블 세터들이 출루하면, 오스틴은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32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됐다.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리그 타점왕 등극했다.
2024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오스틴. 이우섭 기자KBO리그에서 뛴 지난 두 시즌 모두 '골든글러브' 영예도 누렸다. 1루수로 맹활약한 오스틴은 2023, 2024시즌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이 됐다. 특히 2024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유일하게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오스틴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은) 올해 초에 LG 팬분들께 먼저 말해놨던 약속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내가 한 말을 지키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고 시상식 참석 이유를 밝혔다.
실력은 물론이고, 팬들과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이다. 덕분에 일부 LG 팬들은 오스틴을 향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2025시즌에도 오스틴은 LG와 함께 간다. 작년 시즌이 끝난 뒤 LG 구단은 "오스틴은 총액 17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2025시즌 계약을 합의했다"고 알렸다.
당연한 선택이다. 두 시즌 연속 구단 역사를 새로 쓴 선수이기 때문이다. 오스틴이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큰 기대가 모인다.
시범경기에서 몸 상태도 좋았다. 초반에는 오스틴답지 않게 타격 부진을 겪기도 했다. 첫 경기인 8일 KT전에서 안타를 치며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는 듯했으나, 이후 3경기 동안 침묵했다. 당시 타율은 0.100까지 주저앉았다.
부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살아났다. 안타 3개 중 2개가 장타였다. 나머지 3경기에서도 꾸준하게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오스틴은 올해 23타수 1홈런 7안타 7타점 3득점 타율 0.304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연합뉴스모든 준비는 끝났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오스틴은 오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격한다. 예열을 마친 오스틴의 방망이에 수많은 야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