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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6위로…트레이드 효과, 박지훈의 활약, 안양에 봄이 오고 있다

꼴찌에서 6위로…트레이드 효과, 박지훈의 활약, 안양에 봄이 오고 있다

안양 정관장. KBL안양 정관장. KBL
프로농구 안양 프랜차이즈는 2010년대 들어 울산 현대모비스, 서울 SK 등과 함께 KBL을 대표했다. 여러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나 비시즌만 되면 고개를 숙였던 팀이기도 했다. 수많은 우승의 주역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났다.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달랐다. 안양 정관장은 FA 주축 가드 박지훈을 잔류시켰다. 그래도 팀에 대한 시즌 기대치가 높진 않았다. 정관장은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첫 10경기에서 4승 6패로 선전하며 한때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작년 12월 중순부터 10연패 늪에 빠졌고 순위는 10위로 곤두박질 쳤다. 로스터는 전반적으로 탄탄하지 않아 보였고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의 부진한 경기력에 발목이 잡혔다.

트레이드가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정관장은 1월 초 라렌을 부산 KCC로 보내고 디온테 버튼을 데려왔다. 버튼은 과거 KBL 무대를 주름잡았던 스타였지만 KCC에서는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며 부진에 빠져 있었다.

당시 기자는 '윈-윈(win-win) 트레이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고 다녔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바닥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나빠질 게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정관장은 DB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팀의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졌던 정효근과 최성원을 보내는 조건으로 김종규와 김영현을 받았다. 김종규는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정관장의 경기력은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

실제로 정관장은 꿈틀대기 시작했다. 1월 말부터 5연승을 달렸다. 트레이드 이후 처음 펼쳐진 KCC와 맞대결에서도 이겼다. 버튼은 KCC에서 뛸 때보다 더 편안해 보였다. 또 이 시기에 합류한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놀라운 효율을 선보이며 팀의 돌풍을 견인했다.

정관장은 2월 중순 국가대표 브레이크 이전까지 승리를 많이 챙기면서 순위를 8위로 끌어올렸다.

당시 6위 경쟁은 혼란스러웠다. 원주 DB, KCC가 유력한 6위 후보였지만 누구도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정관장에게 조금씩 희망이 보였다. 8위 정관장과 6위 DB의 승차는 3.5경기로 좁혀진 상태였다.

국가대표 브레이크는 정관장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듯 했다. 리그 재개 후 첫 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끝에 수원 KT에 무기력하게 졌다. 그러나 정관장은 3월 들어 강호 창원 LG를 잡아냈고 DB와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고양 소노전부터 지금까지 5연승을 내달렸다.

5연승 기간을 돌아보면 정관장은 이제 보다 단단한 팀이 된 느낌이다. 오브라이언트와 버튼은 20분씩 나눠 뛰며 비교적 좋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빅맨 오브라이언트와 포워드 버튼의 서로 다른 스타일은 상대에게 많은 혼선을 주고 있다.

박지훈은 시즌 막판 리그 최고의 선수처럼 보인다. 지난 5경기서 평균 17.4점, 5.0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63%, 3점슛 성공률 61%를 기록하는 괴력을 자랑했다. 하비 고메즈는 외곽에서, 한승희는 골밑에서 제 몫을 한다.

안양 정관장의 박지훈. KBL안양 정관장의 박지훈. KBL안양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 KBL안양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 KBL
간판 가드 변준형은 여전히 공격에서 폼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보여준 '게임-위닝 블록슛'에서 그의 클래스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관장의 최근 5연승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이제 6위 자리는 정관장의 몫이 됐다.

정관장은 현재 시즌 전적 22승 27패를 기록 중이다. DB는 21승 28패다. 정관장을 DB를 7위로 밀어내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 DB가 지난 2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패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DB의 순위가 6위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이후 처음이다.

정관장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DB에 2승 3패, 득실점 마진 -39로 뒤져있다. 양팀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4월 8일에 다시 만난다. 아마도 이 경기는 사실상의 6위 결정전이 될 수도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비교하면 플레이-인 토너먼트의 느낌도 난다(결과적으로 KBL의 '역대급' 일정 편성).

정관장은 마지막 맞대결에서 DB를 40점 차 이상으로 꺾어야 순위 타이브레이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양팀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양팀이 같은 성적으로 정규리그를 마칠 경우 6위는 DB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관장이 6강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DB보다 1승이 더 많아야 한다.

정관장에게는 31일 KT와 홈 경기, 4월 3일 LG와 원정경기가 승부처다. 두 팀 모두 끝까지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강팀들이다. 일정은 DB가 조금 더 수월해보인다. 정관장과 최종전을 제외한 잔여 4경기에서 리그 8-9-10위 팀들을 모두 만난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7위로 밀렸지만 여전히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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