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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이 뛰쳐나왔다고?" '순둥이도 피꺼솟' 논란의 체크 스윙, 과연 후반기 비디오 판독 시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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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만 감독이 뛰쳐나왔다고?" '순둥이도 피꺼솟' 논란의 체크 스윙, 과연 후반기 비디오 판독 시행될까

    지난해 롯데 전준우(오른쪽)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 경기에서 스윙 판정을 받자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롯데 전준우(오른쪽)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 경기에서 스윙 판정을 받자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 연합뉴스 
    프로야구 감독들이 자리를 박차고 그라운드로 뛰쳐나오는 사태가 줄어들 수 있을까. 논란의 체크 스윙에 대한 비디오 판독 여부가 후반기 시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과 두산의 경기. 7회 삼성 박진만 감독은 2번이나 그라운드로 나왔다. 하프 스윙에 대한 판정 때문이었다.

    삼성이 0 대 1로 뒤진 7회초 1사에서 좌타자 류지혁은 두산 불펜 이영하의 변화구에 스윙을 하려다 멈췄다. 그러나 3루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해 삼진이 됐다. 류지혁은 억울한 표정으로 한동안 타석에 서서 들어가지 않았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류지혁의 방망이는 홈 플레이트를 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박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살짝 나와 심판을 바라보며 무언으로 항의의 뜻을 전했다.

    박 감독은 7회말 두산의 공격 때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야 했다. 선두 타자 김재환이 삼성 좌완 배찬승의 변화구에 체크 스윙을 했는데 3루심이 스트라이크로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느린 화면에서는 방망이가 홈 플레이트를 넘은 것으로 보였다.

    2번째 그라운드로 나온 박 감독은 이번에는 작심한 듯 3루심에게 다가가 거세게 항의했다. 최일언 코치 등 스태프의 만류에도 박 감독은 격하게 심판진에 분노를 표출했다. 다행히 박 감독은 퇴장까지 당하진 않았고, 상황이 정리된 뒤 배찬승은 김재환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지난 5월 체크 스윙과 관련해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고, 삼성 포수 강민호 역시 지난달 20일 1루심에게 항의의 뜻을 전했다. 항의를 잘 하지 않는 이승엽 전 두산 감독도 체크 스윙에는 격분해 퇴장을 당한 적이 있을 정도다.

    삼성 박진만 감독(오른쪽), 포수 강민호(왼쪽)가 지난달 두산과 경기에서 심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삼성삼성 박진만 감독(오른쪽), 포수 강민호(왼쪽)가 지난달 두산과 경기에서 심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삼성
    체크 스윙도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육안으로는 정확하게 스윙 여부를 판가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을 잘 하는 만큼 후반기에라도 체크 스윙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시행해주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퓨처스(2군) 리그에서는 하루 최대 3경기에서 하프 스윙의 비디오 판독이 시행되고 있다. KBO 자체 카메라로 판독하는데 경기당 한 팀이 2번씩 기회를 얻는데 판정이 번복되면 차감되지 않는다. 번복률은 4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군 경기에서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KBO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시급하게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시행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2일 경기에 대해 "박진만 감독이 저렇게까지 항의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도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의 후반기 도입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KIA 김도영의 스윙 모습. 연합뉴스지난해 KIA 김도영의 스윙 모습. 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규정 자체도 애매하기에 논란이 커지는 것 같다"고 짚었다. KBO는 지난 시즌 뒤 '타자가 투수의 투구한 공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의 각도가 홈 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스윙 의도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술적인 문제도 크다. 이 관계자는 "중계 화면을 이용하자는 얘기도 있지만 경기장마다 중계 카메라의 위치가 달라 정확한 판독을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때문에 KBO가 자체적으로 카메라를 설치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전반기 안에 10개 구단 홈 구장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시범 운영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후반기 시행은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논란도 컸지만 자동 불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해결이 됐다. 물론 경기장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선수와 감독, 팬들까지 납득할 만한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체크 스윙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특히 승부처에서는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에 각 팀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과연 KBO 1군 리그에서도 하프 스윙의 비디오 판독은 언제 시행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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