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국회/정당

    박찬대 쪽이 함성은 컸지만…비주류 정청래의 반란

    민주당 전대, 34도 폭염 속에서도 1만5천명 집결
    정권 탈환 후 첫 행사…파란색 옷·응원봉 등 '축제'
    현장 분위기 '조직' 앞선 박찬대 측 우세했지만…
    정청래, '당심' 앞세워 압도적 승리…"당원 주권 시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박찬대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박찬대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낮 최고 기온 34도의 폭염 속에서도 전국 약 1만 5천여명의 당원들이 민주당 상징인 파란색 옷을 맞춰 입고 현장으로 집결했다.

    이번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의 취임으로 공석이 된 대표와 최고위원 자리를 메우는 보궐 성격으로 치러졌다. 임기도 1년 남짓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정권 탈환 후 첫 열린 행사에 당원들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지 후보 이름을 크게 연호하고 음악과 구호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탄핵 국면 때 거리를 수놓았던 응원봉도 재등장했다.

    또 민주당 로고가 박혀 있는 시계나 티셔츠, 컵 등을 판매하는 '굿즈샵'이 운영되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는 박찬대 후보 측이 우세했다. 지지자들의 함성은 정청래 후보 쪽을 압도했다.

    '의심'(의원들의 마음)에서 앞선 만큼 조직력도 뛰어났고, 곧 현장 동원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지난달 19~20일 열린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정청래 후보가 6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박 후보를 압도하는 결과가 나오자, 박 후보 측의 막판 결집까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밴드 드래곤포니의 '낫 아웃'(Not out)을 배경음악으로 등장한 박 후보는 마지막 정견 발표에서 "국민과 함께 진짜 '원팀 당정대'가 되겠다"고 호소했다.

    지지자들은 박 후보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원팀 박찬대', '찬대 요정' 등을 외치며 응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 후보의 압승이었다. 최종 합산 득표율 61.74% 대 38.26%로 정 후보가 23.58%p(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의심'에서 앞선 박 후보가 대의원 투표에선 53.09% 득표율을 기록해 정 후보(46.91%)를 소폭 앞섰지만, 권리당원 표심에서 66.48%(정청래) 대 33.52%(박찬대)의 압도적 표차를 기록하면서 크게 벌어졌다.

    '의심'이 '당심'을 꺾지 못한 셈이다.

    박찬대·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박찬대·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를 의식한 듯 정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당심과 여의도의 마음은 일치하지 않는다. 아직도 선거 공학, 정치 공학, 언론 공학에 의해 5대5로 기계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는 취재를 열심히 하면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도, 저 정청래도 당의 주류가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의 주류가 바뀌었다는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당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이제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하나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의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전당대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선언을 오늘 한 날이다. 주인인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의 주인인 당원 이기는 당은 없다"고도 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영상 축사를 통해 "곧 출범할 새로운 당 대표님과 지도부에 미리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새 지도부와 당원 동지 여러분을 믿고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로 "새로운 지도부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이재명 정부와 '원팀'이 돼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우해 힘과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며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 민주당 정부의 성공을 빌며 민주와 개혁, 포용과 통합, 평화와 번영의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자. 그 길에 저도 힘을 보태며 함께하겠다"고 축사했다.

    정 신임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최고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당대표 비서실장에 한민수 의원, 정무실장에 김영환 의원, 당 대변인에 권향엽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