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전직 영부인 사상 처음으로 구속 기로에 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약 4시간 30분만에 종료됐다. 김건희씨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10분부터 오후 2시 35분까지 약 4시간 30분동안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 당시 열렸던 영장실질심사는 6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다. 김씨의 영장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맡은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참석했다.
심사를 마친 김씨는 특검의 요청에 따라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한다. 특검은 전날 김씨의 구금 및 유치 장소를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가 아닌 남부구치소로 변경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먼저 특검은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1시 10분쯤까지 약 3시간 동안 김씨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검은 앞서 제출한 572쪽 분량의 의견서와 전날 추가로 제출한 276쪽 분량 의견서를 토대로 김씨가 주변인과 말을 맞추는 등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심사에서 부각했다고 한다. 특히 특검은 이날 김씨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교부 받았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모조품을 착용했다'고 거짓말하는 등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한다.
김씨 측도 점심식사 없이 5분 가량의 휴정 시간을 가지고 곧바로 1시간 30분 가량의 반박을 진행했다. 이날 김씨 측은 약 80페이지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했다. 해당 PPT에는 김씨가 받는 각 혐의들을 부인하는 취지의 정황·증거를 제시하고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씨는 심사 시작 44분 전인 이날 오전 9시 26분쯤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치마 정장 차림으로 차량에서 내린 김씨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의미가 무엇인가", "명품 선물 사실대로 진술한 거 맞나", "'김건희 엑셀파일' 본 적 있나", "명품 시계 왜 사달라고 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법원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이는 헌정 사상 최초로 전직 영부인에 대한 구속이자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사례가 된다.
특검이 제출한 A4용지 22쪽 분량의 김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브로커' 명태균 공천개입 게이트, 건진법사 금품 수수 의혹이 적시됐다. 구체적으로 김씨가 받는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다.
김씨는 앞선 특검 조사에서 검사가 제시하는 증거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쯤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