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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파행에 "예산 처리 중요"…조혜진 경기도 비서실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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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의회 파행에 "예산 처리 중요"…조혜진 경기도 비서실장 사퇴

    5일 입장문 내 "임명권자에게 부담 줄 수 없어"
    "양우식 관련 문제는 공직자 자존감과 직결…도의회 책임있게 해결하길"
    공무원 익명게시판에 도의회 겨냥 "부끄러움 모르는 자들" 성토

    지난 8월 20일 경기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기업 및 부품기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조혜진(왼쪽 두 번째) 경기도 비서실장이 도내 자동차 부품 기업 관계자의 발언을 듣는 모습. 주영민 기자지난 8월 20일 경기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열린 '자동차 기업 및 부품기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조혜진(왼쪽 두 번째) 경기도 비서실장이 도내 자동차 부품 기업 관계자의 발언을 듣는 모습. 주영민 기자
    성희롱 발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우식(국민의힘·비례)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이 주재하는 행정사무감사를 받을 수 없다며 보이콧했던 조혜진 경기지사 비서실장이 5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비서실장은 5일 입장문을 내 "도민의 민생을 위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애초에 직에 연연한 적 없었고, 임명권자인 지사에게 더는 부담을 줄 수 없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조 실장은 "양우식 운영위원장과 관련된 문제는 경기도 공직자들의 자존감과 직결된 것"이라며 "도의회에서 책임있게 해결해 주리라 믿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실장을 비롯한 안정곤 정책수석 등 경기지사 보좌진 6명은 "성희롱 논란이 있는 양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는 참석할 수 없다"며 지난달 19일 열린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기도의회는 조 비서실장의 불출석을 '의회 경시'라고 보고 파행 사태를 이어갔다.
     
    당시 조 실장은 "양 의원의 행정사무감사 주재나 참석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는데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양 의원이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고 검찰 기소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운영위원장을 내려놓고 재판에 임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양 의원이 기소 이후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공무원노조와 공직자들에 대해 법적 대응 운운하는 등 2·3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도의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서울 이태원에서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다는 사무처 직원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한 혐의로 지난 10월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시민사회단체와 공무원·노동단체들은 그의 발언 수위 등을 고려할 때 의원직 사퇴가 불가피하다며 소속정당과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양 위원장은 "재판을 통해 무죄를 확인하겠다"며 버텨왔다.
     
    조 비서실장의 사퇴를 두고 경기도 공무원들의 불만도 감지된다.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경기도청 내부 익명게시판에는 "성희롱 덮자고 예산 볼모 삼아서 똘똘뭉쳐서 비서실장 사퇴시키는게 도의회가 할 일이냐?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 슬픔보다 분노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조 비서실장의 사퇴는 전날 단식 도중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국민의힘 백현종 대표의원의 거취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의원은 조 비서실장의 사퇴와 내년도 경기도 노인·장애인 관련 복지 예산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단식 투쟁을 벌였다.
     
    이후 백 대표의원과 김 지사는 병원에서 만나 20여분간 대화를 나눴고, 이후 조 비서실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 다음은 조혜진 경기지사 비서실장의 입장문
    저는 오늘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직을 내려 놓습니다.
     
    도민의 민생을 위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임명권자인 지사님의 부담을 더는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애초에 직에 연연한 적은 없습니다.
     
    양우식 운영위원장과 관련된 문제는 도 공직자들의 자존감과 직결된 것입니다.
    도의회에서 책임있게 해결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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