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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히트곡' 콘서트 '더 베스트'…이문세는 청년처럼 무대를 누볐다[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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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히트곡' 콘서트 '더 베스트'…이문세는 청년처럼 무대를 누볐다[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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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7년 만에 대형 아레나 투어 재개, 서울 케이스포돔에서 시작
    '소녀' '빗속에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조조할인' 등 20곡 무대
    직접 기타 연주하고 댄서들과 춤추며 흥 돋워
    전 관객에게 LED 손목밴드와 '문세라면' 선물한 특급 팬 서비스
    이틀 동안 2만 4천 관객 동원

    가수 이문세가 지난 13~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2025 이문세 더 베스트'를 열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가수 이문세가 지난 13~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2025 이문세 더 베스트'를 열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그렇게 구슬 꿰듯이 곡 모아 공연하던 이문세가 100% 히트곡만 가지고 공연하는 가수가 됐습니다. 절대로 저의 힘이 아니죠. 운도 좋았고, 히트곡은 그 노래를 수용할 수 있는,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관객 덕분이죠. 여러분 앞에 자랑하고 싶었어요. 여러분한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DJ로 인기를 얻었지만, 이문세는 '음악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오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초기 앨범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본인 표현을 빌리면 "굉장할 줄 알고 냈는데 그냥 뜨뜻미지근한 앨범"이었다. '운명적인 사람'인 이영훈 작곡가와 만난 세 번째 앨범이 큰 사랑을 받았고 그 후 이문세는 계속해서 히트곡을 쌓아 40년 넘게 대중 곁에서 명곡을 들려주는 가수로 거듭났다.

    지난 14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구 체조경기장)에서 '2025 이문세 더 베스트'가 열렸다. 대형 아레나에서 개최하는 콘서트는 7년 만으로, 13일부터 이틀 동안 2만 4천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채워 성황을 이뤘다.

    제목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더 베스트'는 대중과 청자에게 사랑받은 인기곡으로만 이루어진 공연이었다. 서경대 뮤지컬과 이종석 교수가 연출했고, 김미경 김술감독, 이정기 조명감독, 김도길 음향감독, 이은석 무대디자이너 등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참여했다.

    10년 넘게 이문세와 함께 무대에 오른 이문세 밴드를 중심으로 코러스, 스트링, 브라스를 포함해 총 15인조 세션이 함께해 곡에 맞춘 연주를 선보였다. 2016년과 2018년 월드콰이어 금메달을 받은 쇼콰이어팀 '하모나이즈'의 오장석 총감독이 이끄는 30인조 콰이어, 10인조 안무팀도 공연에 힘을 보탰다.


    첫 곡은 '소녀'로, 이문세는 다리 모양 구조물을 통해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첫 곡은 '소녀'로, 이문세는 다리 모양 구조물을 통해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가창한 첫 노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삽입곡으로 쓰인 '소녀'였다. 익숙한 피아노 연주가 나오고 노래가 시작됐다. 이문세가 마이크를 넘길 때마다, 따라 부르는 관객의 떼창이 인상적이었다. 공중에 떠 있던 다리 구조물이 내려와 플로어를 가로질러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와 한층 더 큰 호응을 받았다.

    커진 공연장 크기에 걸맞은 최첨단 연출도 관전 요소였다. '빗속에서' 무대 땐 대형 스크린은 물론 객석에도 빗물이 흐르는 연출이 더해졌다. 무반주 상태에서 고음을 길게 끌 때 이문세의 능청스러움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문세는 "오늘 왜 이렇게들 컨디션이 좋으세요?"라고 인사한 후 "이 공연을 매진으로 만들어 주신 장본인, 주역"이라며 관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같이 온 일행을 쓰다듬고, 올 한 해 지금까지 잘 버텨온 자기에게도 수고했다고 박수를 쳐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저는 아직도 여러분이 다 소녀로 보이는데"라고 해 비명에 가까운 환호를 끌어낸 이문세는 "여러분이 이문세 음악과 같이 지내온 게 얼마인가"라며 "'더 베스트'는 100% 히트곡 위주로 부르게 된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보다는 관객이 좋아하는 노래, 소수보다는 다수가 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다"라고 설명했다.


    '더 베스트'는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히트곡으로만 곡 목록을 구성한 콘서트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더 베스트'는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히트곡으로만 곡 목록을 구성한 콘서트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연말 공연이 넘치는 때, 그중에서 이문세의 '더 베스트'를 찾은 관객을 향해 "여러분은 참 멋진 분들"이라며 "진짜 감사하다. 여러분의 이 결정, '아주 행복한 기억이었어' (하고 생각)할 정도로 최선 다하겠다. 제가 청년처럼 무대를 뛰어다니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맑은 관악기 연주와 깨끗한 가창이 어우러진 '사랑이 지나가면', 명불허전이었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까지 발라드 구간이 이어졌다.

    그 후로는 밝고 힘찬 곡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트위터(X) 내 유행이었던 '하룰라라'(하늘나라)와 '궁전'의 그 노래 '깊은 밤을 날아서'에서는 흰 재킷을 벗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문세가 댄서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댄서와 춤을 추며 꾸민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무대에선 관객들이 알아서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춰나갔다. 이문세의 주문에 따라 같이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반짝거리는 손목밴드를 뽐내기도 했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하는 구절로 유명한 '알 수 없는 인생'에서는 아예 일어나라고 권해 '솔로예찬'까지는 관객이 '기립'해 즐기는 무대가 됐다.

    영상 브리지 후에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히트곡 다음에 다른 히트곡, 또 다른 히트곡이 나오는 구성에 충실한 '더 베스트'의 9번째 곡은 그 유명한 '옛사랑'이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만으로 반주를 간소화하고, 어두운 장내에서 좁은 조명 아래 앉은 이문세의 '노래'에 귀 기울일 수 있게 했다. 전자 기타의 거침없는 연주 덕분에, '휘파람'은 록 발라드처럼 느껴졌다.

    이문세는 '소녀'부터 앙코르곡 '붉은 노을'까지 수많은 히트곡 무대를 선사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이문세는 '소녀'부터 앙코르곡 '붉은 노을'까지 수많은 히트곡 무대를 선사했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저절로 흥얼거리고 따라 부르게 되는 히트곡만으로 꽉 채운 세트 리스트는 단연 '더 베스트'의 중추였다. 대형 스크린을 십분 활용해 곡에 알맞은 영상과 배경을 나타나게 하고, 손목 밴드 제어로 객석에 노래 가사 일부를 띄우며, 관객에게 마음껏 노래할 기회를 주는 등의 다채로운 시도가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통기타를 연주하며 '가을이 오면'을 부르는 이문세의 노래에 맞춰 관객도 함께 부르고 있으면, 이번 콘서트를 위해 이문세가 준비한 '문세라면'이 객석에 도착했다. 이문세 공연이 처음이라 '정말 라면을 주는 건가?' 하고 잠시 어리둥절하고 있었는데, 정말 줬다. 특별 제작한 '문세라면'과 LED 손목밴드를 나눠주기 위해 투입된 경호·진행 요원만 190여 명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가수로 데뷔했으나 초반 앨범 반응이 뜨겁지는 않아 고민했다는 이문세는 "(공연하려면) 히트곡이 최소한 3곡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고(故) 유재하와 작곡가 이영훈을 만난 인연을 소개했다. 유재하가 들려준 곡이 너무 좋아서 달라고 한 게 '그대와 영원히'고, 이영훈이 작곡한 "아주 인상적이었던 노래"가 '소녀'라고 설명했다.

    KBS2 '가요톱텐' 5주 연속 1위 가수로 만들어 준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일부를 관객과 함께 불렀다. 곡 말미 '사랑해요'라는 가사를 관객들이 조금 빨리 부르자, 이문세는 "같이하면 안 되나. 약속이 있으신가?"라고 해서 폭소를 유발했다. 합창 후에는 "문세가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만 이천 명의 합창을, 그 감동을 이길 수 없다"라고 감탄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극장에서 열었던 첫 콘서트 이야기도 꺼냈다. 이문세는 "진짜 굉장했다"라며 "(그 공연을) 본 사람이 없으니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다. 어마어마했다~"라고 말했다. 무수한 히트곡을 보유한 그는 "오늘 공연이 다 끝나도 못 부른 노래가 꽤 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낸 후, 신곡 '마이 블루스'를 불렀다.

    서울 공연을 마친 이문세는 대전, 부산,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서울 공연을 마친 이문세는 대전, 부산,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를 진행한다. 케이문에프엔디 제공

    '마이 블루스'를 두고 "히트곡은 아니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았던 이문세는 관객이 보내준 열렬한 호응을 보고는 "굉장한 히트곡인 줄 알았다"라며 "언젠가 '더 베스트'에서 이 노래를 합창할 수 있게 되길"이라고 바랐다.

    자연스럽게 관객의 박수와 어우러졌던 '나는 행복한 사람', 곡 제목에 맞게 파랑새의 날갯짓을 댄서들의 대형과 포즈로 구현한 '파랑새', 이문세가 직접 기타를 메고 연주하며 부른 '그대 나를 보면'으로 공연장의 열기가 훅 달아올랐다.

    남녀 관객이 나눠서, 또 함께 떼창한 '이별 이야기' 후에는 '이문세표 발라드의 정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분한 검은색 의상을 입고 '광화문연가'로 시작해, 아름다운 화음이 돋보였던 '끝의 시작', 본 공연 마지막 곡에 걸맞은 스케일과 무게감을 자랑한 '그녀의 웃음소리뿐'이 차례로 나왔다. 30인조 콰이어와, 장엄하고도 섬세한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져 더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이문세! 이문세!" 연호 속 이문세는 앙코르를 시작했다. 다시 한번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붉은 노을'을 불렀다. 400여 명의 스태프와 함께 만들고 1만 2천 관객과 즐거움을 나눈 이문세의 '더 베스트'는 오는 27일 대전, 2026년 1월 10일 부산, 1월 24일 대구 등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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