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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과로사 논란' 심야 배송…편리함 뒤의 희생,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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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노동 환경 개선에 역행하며 급성장"
    "기독 시민사회, '윤리적 불편함' 감수해야"



    [앵커]

    연이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로 새벽 시간까지 이어지는 '심야 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특히 온라인 유통 공룡으로 급성장한 쿠팡의 '로켓 배송'이 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데요.

    문제의 원인을 짚고, 노동자의 건강권과 소비자의 편익이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고객정보 유출, 노동자 안전과 생명 방치, 총체적 불법기업 쿠팡 규탄 기자회견' 이 열리고 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쿠팡이 대규모 정보 유출 사실을 밝힌 지 열흘 만에 쿠팡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고객정보 유출, 노동자 안전과 생명 방치, 총체적 불법기업 쿠팡 규탄 기자회견' 이 열리고 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쿠팡이 대규모 정보 유출 사실을 밝힌 지 열흘 만에 쿠팡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
    [기자]

    편리한 소비 생활 뒤에 가려진 노동자의 고된 현실과 생명권.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의 핵심에는 쿠팡을 필두로 한 심야, 새벽 배송 경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영등포산업선교회가 마련한 심야배송 집담회에서는 쿠팡의 배송 구조가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2021년,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물류가 늘어나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택배업체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제외됐고, 택배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 노력에 역행하며 택배시장의 '교란종'으로 급성장했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우상범 박사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전 연구원
    "기존 택배사들은 이 (합의)조항을 지키면서 질서를 만들어갔는데 (쿠팡) 택배가 그 조항을 다 어기면서 성장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면서 CJ를 밀어내고 쿠팡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합니다."

    택배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선 편의와 일할 권리를 들어 심야배송 서비스가 현재처럼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배송 제도와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노동 강도를 견뎌야 한다는 점입니다.

    새벽 배송 노동자들은 대부분 아침 7시가 되기 전까지 하루 3회전 배송을 소화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80년대 노동운동 이전의 환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손은정 총무 / 영등포산업선교회
    "이 쿠팡은 시장을 독점하면서 동시에 '전쟁 같은 밤일'을 부활시켰어요. 지난 5년 사이에 30명 정도 사망했습니다."

    쿠팡 등 심야배송 제한안 관련 논쟁에 관한 집담회 "갈등을 넘어 공존으로: 심야배송을 둘러싼 성찰과 대안, 우리의 선택은?" 유튜브 영상 갈무리.쿠팡 등 심야배송 제한안 관련 논쟁에 관한 집담회 "갈등을 넘어 공존으로: 심야배송을 둘러싼 성찰과 대안, 우리의 선택은?"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러한 현실 앞에서 기독 시민사회에서 먼저 '윤리적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단순한 편리함의 추구가 누군가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단 겁니다.

    [녹취] 이창호 본부장 / 기윤실 자발적불편운동본부
    "내 소비가 정말 누구에게 이익을 가장 가져다 줄 것인가? 내가 이 소비를 함으로 해서 기업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면 그것에 대해서 내가 절제하고 조금 더 어렵고 어쩌면 아파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부분에서 소비를 줄여 나가는…"

    이들은 신선식품 등으로 심야 배송 품목 제한, 야간 할증료 부과, 새벽 배송 인력 확충 등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 상생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권을 담보로 한 무한 경쟁이 아닌, 모두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 정부, 그리고 소비자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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