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잇따른 의혹 보도에 "제보자는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직원으로 추정된다"며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 "저 역시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다. 인내와 배려에도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그들(전직 보좌진)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마음은 무겁고 착잡하지만, 이제는 그들과 있었던 일들을 밝힐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전직 보좌직원들의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방을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지난해) 12월 4일 6명의 보좌직원들이 만든 '여의도 맛도리'라는 비밀 대화방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식적인 겉웃음 뒤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촬해 성희롱하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며 "12월 9일 저는 이들 6명에게 '여의도 맛도리를 봤다. 사유는 잘 알 것이다. 각자의 길을 가자. 다시는 인연을 맺지 말자'는 말로 직권면직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직권면직)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개인적 불화 때문이 아니"라며 "민주당 소속 보좌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과 예의가 철저히 짓밟힌 대화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들은 피해자이고 저는 가해자라는 왜곡된 서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반성은커녕 피해자 행세로 자신을 포장하며 점점 더 흑화되는 모습을 보고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김 원내대표가 전직 보좌직원들을 정면으로 겨누면서 폭로를 둘러싼 대치는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전직 보좌직원들은 이날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대화방은 불법적인 경로로 취득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비밀법 위반 혐의로 김 원내대표를 고소한 상태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했다.
김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도 나온다. 제기된 의혹에 해명이 아닌 이른바 '메신저 공격'으로 대처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나와 "보좌진과의 갈등을 탓하기 전에 의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지 돌아보는 반성의 계기가 우리 국회의원들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