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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월급·보증금도…'서류 한 장'이 없어서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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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인, 월급·보증금도…'서류 한 장'이 없어서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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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YMCA, 고려인 마을 법률상담 1년 분석
    임금체불·퇴직금·보증금 분쟁이 가장 많아

    고려인 마을 교회 예배 모습. 광주 고려인 마을 제공고려인 마을 교회 예배 모습. 광주 고려인 마을 제공
    고려인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은 임금체불과 퇴직금·보증금 분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YMCA 고려인 마을 법률지원단이 2025년 한 해 동안 진행한 무료 법률상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상담 수요는 노동에서 임금체불과 퇴직금, 주거는 임대차와 보증금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31일 밝혔다.

    "월급이 안 나와요" … 체불 상담이 5건 중 1건


    분야별로 보면 '생활' 상담이 57%로 가장 많았지만, 임금체불(20%)이 뒤를 이었다. 상담기록 5건 중 1건은 "일했는데 돈을 못 받았다"는 하소연이었다. 여기에 퇴직금 체불(4%)까지 더하면, "일한 대가를 제때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확인됐고 광주YMCA 고려인 마을 법률지원단이 밝혔다.

    특히 건설 현장 등에서 하도급 구조가 얽히거나 소개자를 거치는 과정에서 "누가 실제 사용자(책임자)인지"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아 고려인들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고려인들은 노동청 진정 등 구제 절차를 밟으려 해도, 첫 단추인 '사용자 특정'에서부터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 나가도 보증금이 안 돌아와요"… 주거 분쟁도 반복


    상담 기록 중 임대차·보증금(6%)도 꾸준히 등장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집주인이 수리비·원상복구를 이유로 공제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다.

    이런 분쟁은 "돈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일 당장 살 곳"과 연결되는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 보증금은 누군가에게는 당장 다음 집을 구하는 '전 재산'이 될 수 있으나 고려인들은 증빙 부족, 말의 벽, 책임 주체 불명확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YMCA 고려인마을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먼 타국에 끌려갔던 우리 동포가 한국에 돌아와 일하고 살아가는데, 계약서 한 장이 없어서, 말이 통하지 않아서, 책임자를 특정할 수 없어서 권리를 포기하게 되는 사회가 괜찮은가?"라며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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