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와 충남교육청공무원노조, 대전교사노동조합, 충남교사노동조합은 2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행정 통합 졸속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형석 기자대전·충남 행정 통합을 반대하는 여론이 교육 현장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속도전으로 비치며 시민 의견과 공론화 과정이 빠진 통합이라는 시민사회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와 충남교육청공무원노조, 대전교사노동조합, 충남교사노동조합은 31일 공동 성명을 내고 "대전·충남 행정 통합이 교육자치를 침해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교육자치 침해로, 현재 논의 중인 통합 특별법안이 교육청을 지방정부 산하로 종속시켜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의견 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특별 법안에 들어있는 교육감 선거 방식 변경과 교육청 감사권 도입, 특수목적학교 확대 등을 문제 삼았다.
우선 교육감 선거를 직선제 외의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두고 "헌법과 지방교육자치법이 보장해 온 직선제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교육을 정치권력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위험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통합 시장이 교육청을 감사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해서는 "교육행정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했다. 이미 감사원과 교육부, 교육청 자체 감사 체계가 존재함에도 지자체장에게 추가적인 감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감사가 정치적 영향력의 수단이 되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전과 충남의 교육 현장은 누군가의 정치적 치적 쌓기를 위한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며 "충분한 검증과 현장의 분석 없이 정치적 성과를 위해 교육 현장을 실험의 장으로 내던지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통합 논의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당사자는 바로 학생과 학부모"라며 "교육재정의 불안정, 행정 체계의 혼란, 학교 운영의 자율성 침해는 결국 아이들의 학습권 피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도 대전·충남 행정 통합 추진과 관련해 "교육자치 관련 내용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기도 했다.
양 시·도교육청 교육감은 최근 비공개 회동에서 교육계가 논의의 핵심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양 교육청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 교육청은 "행정 통합이 시대적 과제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통합 추진 과정에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