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이 경주 행복황촌 도시재생 거점시설인 마을호텔 '행복꿈자리'에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내국인 숙박 특례 전환' 현판식을 갖고 있다. 경주시 제공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늘어나는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제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임계점 기반의 관리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북연구원 황성윤 박사는 6일 발표한 'CEO Briefing'을 통해 '경북 빈집 1만 5천 호가 던지는 정책적 경고'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경상북도의 빈집 수는 2024년 말을 기준으로 1만 5502호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네 번째로 많은 수치로, 인구 1만 명당 빈집 수는 61.2호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황 박사는 이 같은 수치가 노후 주택 증가나 일시적 공간 문제를 넘어, 인구 감소와 지역 기능 약화가 누적되며 주거 수요 자체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진단했다.
특히 전남·전북·경남·경북 등 비수도권 광역 도 지역에 빈집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거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 지역의 한 빈집. 경상북도 제공경북에서도 의성군과 영양군, 고령군 등 군 지역에서는 인구 대비 빈집 비율이 매우 높아 주거 공백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마을 유지 비용이 행정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빈집 문제는 더 이상 일부 농촌 지역의 관리 과제가 아니라, 광역 차원의 국토 관리 비용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급속한 고령화율과 교통 접근성을 빈집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마을 단위의 실증 분석 결과 고령화율이 40%를 넘는 시점부터 빈집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위험 전이 구간'이 확인됐고, 고령화율이 70% 이상인 초고령 마을에서는 빈집 비율이 10% 안팎으로 고착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해당 지역이 주택 수요 소멸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교통 여건도 빈집 문제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까지 평균 이동 시간이 30분을 초과하는 마을에서 빈집 비율의 편차와 증가 속도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다. 교통 접근성은 단순한 편의 요소를 넘어 인구 유지와 주거 점유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박사는 빈집 발생 원인이 지역별로 다르지만 현행 정책은 철거와 정비 중심의 획일적 대응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과 경주 등 도시 지역의 빈집은 원도심 공동화와 주거 기능 이동에서 비롯된 반면, 의성과 영양 등 군 지역의 빈집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주택 수요의 자연적 소멸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도시 쇠퇴형'과 '농촌 소멸형' 빈집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동일한 정책을 적용할 경우 관리 비용만 누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항시 청림동 도시재생실행계획 조감도. 포항시 제공
특히 활용 가능성이 남아 있는 2등급 빈집이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고 방치되면서, 안전 위험이 큰 3등급 빈집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빈집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고령화율과 교통 접근성을 기준으로 지역을 구분해, 여건이 양호한 지역은 빈집을 주거·체류·업무 자산으로 전환하는 '보전·활용 구역'으로 관리하고, 고령화가 심화되고 교통이 불편한 지역은 선택적 철거와 자연 복원을 병행하는 '정비·복원 구역'으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력·상수도 사용량과 이동통신 데이터 등을 활용해 빈집 발생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선제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황성윤 박사는 "사후 정비 중심의 빈집 행정으로는 발생 속도와 공간적 확산을 따라가기 어려운 만큼 하루빨리 임계점 기반 관리 전략으로의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