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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석열'이 사라진 장동혁 사과문…탄핵의 강 못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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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윤석열'이 사라진 장동혁 사과문…탄핵의 강 못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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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빠져 진정성 못느껴
    사과하랬더니 표달라고?…'이기는 변화' 공허한 메아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윤석열 전 대통령. 윤창원 기자·사진공동취재단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윤석열 전 대통령. 윤창원 기자·사진공동취재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이 발발한 지 13개월 만이자 장 대표 취임 4개월 반 만에 나온 국민의힘 지도부의 공식 사과 발언이다. 장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고, 당원들께도 큰 상처가 되었다"면서"과감한 변화, 파격적인 혁신으로 국민의힘의 '이기는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시점과 내용, 그간의 행보를 따졌을 때 사과의 진정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첫째, 너무 늦었다. 헌정질서를 유린한 비상계엄이 발발하고 해가 두 번이나 바뀐 뒤에야 지방선거를 앞두고 떠밀리듯 나섰다.
     
    둘째, 핵심이 빠졌다. 장동혁 대표의 회견문에는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 자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당연히 윤석열과 윤 옹호세력과의 결별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과오도 적시되지 않았다. 용산출장소로 전락하다 비상계엄 이후엔 탄핵과 체포, 파면 국면에서 내란세력의 편에 섰던 국민의힘의 행태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셋째,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 장 대표는 그간 윤 어게인을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라고 말하더니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당은 김건희씨를 옹호했던 인물을 최근 영입해 윤리위원장에 앉히고 극우 유튜버 고성국씨도 입당시켰다.
     
    넷째,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태의 엄중함에 비해 입으로만 때우려는 계산이 엿보인다. 지도부 총사퇴 선언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장 대표는 회견에서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식이라면 '누구 맘대로'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낮은 당 지지율과 가중되는 압박 속에서 고립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았을텐데 진단과 대책이 잘못됐다.
     
    내란 옹호 세력과 결별하지 못하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없고 환골탈태도 성립할 수 없을 것이다. 청년, 전문가, 국민공감 연대를 세 축으로 '이기는 변화'를 이끌겠다는 선언도 공허할 뿐이다. 전가의 보도처럼 당명 개정 카드를 꺼냈으나 민자당 이래 보수 정당의 이름은 이미 7번이나 바뀌어 외우기도 벅차다. 미래를 표방한 미래통합당도, 국민을 앞세운 국민의힘도 이름 때문에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은 아니지 않겠나.
     
    건강한 식물은 옥토에서 자라는 게 자연의 이치다. 극우세력이나 부정선거론자, 특정종교 집단에 휩싸인 정권의 말로(末路)를 우리는 윤석열 케이스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장동혁 지도부가 윤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채 한동훈계 척결 등 당내 갈등에만 몰두한다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계엄을 계몽령이라 호도하는 세력과 동행하면서 국민 공감을 얻을 거라 믿는 건 기름밭에서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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