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용인시 제공| ▶ 글 싣는 순서 |
①[단독]李대통령이 '콕 집은 그 업체'…용인경전철 논란 ②'철도 운영 경험 無' 다원시스, 용인경전철 어떻게 따냈나 (계속) |
용인경전철의 대표 운영사인 다원시스가 3년 전 입찰 당시 철도운영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해 운영권을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다원시스는 설화ENG, 대전교통공사와 함께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실질적으로 철도 운영 경험이 있는 대전교통공사의 지분은 1%에 불과해 구색 갖추기용으로 공사를 끌어들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저비용' 내세운 다원시스, 운영사 선정
다원시스 홈페이지 캡처9일 국회운영위원회 소속 진보당 윤종오 의원실이 2023년 용인경전철 운영사 선정과 관련해 용인시로부터 제출받은 '입찰 제안 안내 공문' 등에 따르면, 용인시는 운영사 선정을 앞둔 2022년 10월 차량제작사와 철도운영기관 등 10곳에 입찰제안 공문을 발송했다.
이듬해 1월 다원시스를 주축으로 한 에버라인을 포함한 컨소시엄 3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평가에서 실질적으로 당락을 가른 건 '저비용'이었다. 에버라인은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내면서도 300억원 규모의 설비(철도통합무선망·정밀안전진단)를 추가 비용 없이 자체적으로 처리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시스템 자동화, 이른바 역장이나 역무실 등을 없애는 '4無 운영시스템'을 통해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180여명의 인력을 140명까지 감원을 통한 인건비 절감이었다.
용인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시설비 절감을 내세운 에버라인의 손을 들어줬다. 최저가 입찰 방식은 아니었지만 결국엔 운영비를 가장 적게 적어낸 에버라인이 운영권을 따내는 결과로 나타났다.
용인시 관계자는 "에버라인만이 기존 운영비 안에서 철도통합무선망 설치와 정밀진단까지 하겠다고 제안했다"며 "다른 업체들은 (철도통합무선망 설치와 정밀진단에) 300억원을 더 요청하거나, 제안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
'철도 경험 無' 다원시스, '허울뿐인 1%' 교통공사

'저비용'을 내세운 다원시스와 철도 운영사를 선정하면서 사실상 철도운영 경험 비중을 대폭 축소시킨 용인시의 평가기준이 맞물린 결과였다.
이런 가운데 다원시스가 용인시로부터 조기 지급받은 예산 수백억 원 중 일부를 사업 초기에 배당금으로 챙긴 사실(CBS노컷뉴스 1월 8일자 보도 : [단독]李대통령이 '콕 집은 그 업체'…용인경전철 논란)이 드러나며,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하는 경전철 운영을 통해 자신들의 잇속부터 챙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저비용을 내세우며 에버라인이 운영사로 선정됐지만, 실제 철도를 운영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에버라인 지분 대부분(74.25%)을 보유한 대표 운영사 다원시스는 용인경전철 운영사로 선정되기 전까지 철도운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순수 철도 차량 제조 업체였다.
에버라인 컨소시엄에서 유일하게 철도사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대전교통공사는 지분이 1%에 불과하다. 경전철 운영상 기술과 안전관리 자문 등을 위해 컨소시엄에 합류했지만 지분 규모로 보면 운영에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현재 대전교통공사 직원 중 에버라인에 상주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다. 또 에버라인의 정기 회의에 참석할 의무도 없으며, 특히 에버라인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내용을 공유받거나 해결해야 할 의무 규정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다원시스측이 입찰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 공사의 이름을 빌려온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다원시스는 철도운영 경력이 없기 때문에 입찰을 위해선 대전통공사의 경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운영 경험이 없다면 비상상황에서 적절한 대처는 어려울 것이며, 대전교통공사 역시 1% 지분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대전교통공사는 정기 회의 참석은 없지만 수시로 전 분야에 걸쳐 기술 자문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물리적 거리 등을 고려하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 시행에 따라 필요 시 자문 요청이 오면 자료 제공과 현장 방문, 교육 및 기술 협력을 지원하는 구조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절감 위한 최저가 낙찰…"안전사고 우려"
어떻게 이처럼 철도 운영 경험이 전무한 다원시스가 운영권을 따낼 수 있었을까. 이같은 의문에 용인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핵심적 과업인 철도운영 경력보다는 비용 경쟁력을 더 높은 비중으로 평가 기준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용인시가 제시한 2022년 용인경전철 운영사 평가기준을 보면, 용인시는 1천점 만점 중 '도시철도 운영기간'에 단 20점을 배정했다. 15년 이상이면 20점 만점을 줬지만, 철도 운영 경험이 전혀 없어도 17점을 부여했다. 15년 이상 도시철도를 운행해 본 업체와 한 번도 운영해 본 이력이 없는 업체간 점수 차이가 3점에 불과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가격평가에는 만점의 절반 수준인 450점이 배점됐다.
용인시 관계자는 "현재 운영사는 3개 입찰 업체 중 최저가로 들어왔고 정성평가 등을 추가해 가점을 줬다"라며 "경전철 운영과 약속한 과업 이행 여부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최저가 낙찰' 방식이 결국 중대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공공연구원 이영수 선임연구위원은 "업체들은 사업 확장을 위해 최저가를 써내고 , 정부는 이런 업체들을 주로 사업 대상자로 선정한다"며 "최저가를 내건 대신 인력감축이나 품질저하가 수반되며 결국 안전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원시스는 코레일로부터 선급금을 받고도 철도 차량 납품을 지연해 '선급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기관들이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지적하자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나섰고, 철도납품 계약 당시 받은 선급금 중 일부를 일반 전동차량 부품을 구매하는 데 쓴 것으로 파악됐다.
다원시스가 주축인 에버라인 역시 용인시로부터 관리운영비 수십억원을 조기 지급 받은 뒤 배당금을 챙긴 사실이 CBS노컷뉴스 보도로 드러나면서 선지급 유용 의혹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