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고용노동부의 'AI 노동법 상담' 서비스가 지난 한 해 동안 총 11만 7천 건의 상담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 행정의 인공지능 전환(AX)의 성공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부는 21일 국민의 노동법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해소하는 'AI 노동법 상담' 서비스의 지난해 운영 실적 및 이용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고용노동행정 AX Summit'을 계기로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당근알바)'에 서비스를 탑재한 직후 이용량이 크게 늘었다.
일평균 이용량은 당근 탑재 전 251회에서 466회로 85.7% 증가했으며, 올해 1월에는 1천 회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노동부 방문이나 유선 상담이 어려운 야간·주말 이용 비중이 37.7%를 기록해, 노동부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노동법 상담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해냈다고 자평했다.
복잡한 노동법 정보를 검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노동부가 지난해 숙명여자대학교 권순원 교수와 진행한 '생성형 AI 기반 노동법 상담 비용·편익 분석 연구'에 따르면, 기존 검색 포털 이용 시보다 정보 탐색 시간이 87.5%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한 속도 개선에 그치지 않고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한국공인노무사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투입된 현직 노무사 173명이 학습 데이터를 정밀 정제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하고 상담 품질을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법률 조력자로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입증됐다. 전체 질의 중 외국어 비중은 6.8%를 차지했으며 러시아어(3.2%), 미얀마어(1.3%), 우즈베키스탄어(0.5%) 순으로 이용이 많았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였던 외국인들에게 실시간 통번역 및 법률 가이드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노동부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민원 해결을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 인사노무 서류 분석 기능을 도입하여 이용자가 근로계약서나 임금명세서를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면, 인공지능이 법 위반 여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구체적인 개선 사항을 제시한다.
상담 과정에서 명백한 권리 침해가 확인될 경우에는 노동포털 시스템과 즉각 연계해 사건 접수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기존의 임금과 근로시간 중심이었던 상담 범위를 직장 내 괴롭힘, 산재 보상 절차, 고용허가제 등으로 대폭 넓혀 노동 행정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구상도 밝혔다.
노동부 이현옥 노동정책실장은 "'AI 노동법 상담'은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노동법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당근, 한국공인노무사회와 협업을 기반으로 2026년에는 상담의 범위와 기능을 대폭 강화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