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가 1일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결승 뒤 기자 회견에서 나달을 향한 헌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니스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도전이 무산된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에서 10번이나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할 만큼 강한 면모를 자랑했지만 세월의 흐름을 꺾을 순 없었다. 1987년생인 조코비치는 4강전에서 14살 어린 세계 랭킹 2위 야닉 시너(이탈리아)를 3-2로 눌렀지만 16살 차이의 알카라스의 힘과 스피드에 밀렸다.
역대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24회의 조코비치는 신기록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조코비치는 여자 단식에서 1960~1970년대 활약한 마거릿 코트(호주)와 그랜드 슬램 최다 우승 기록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코비치가 결승 도중 관중석에 있던 은퇴한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나눈 대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코비치는 4세트 도중 코트 사이드석에서 박수를 치고 있던 나달을 보더니 "라파, 뛰지 않을래?"라고 외쳤다. 이를 듣고 나달은 물론 팬들까지 폭소를 쏟아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조코비치가 전 라이벌 나달에게 유쾌한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스탠드에 있는 전설 라파에게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면서 "당신이 코트가 아닌 그곳에 있는 것은 분명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그동안 코트에서 함께 뛰고, 오늘 결승에서 관전해준 것은 영광이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호주 오픈 결승 뒤 조코비치의 헌사에 대해 박수를 치는 나달. 연합뉴스 나달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멜버른에서 또 한 번의 결승에 진출해 우리 스포츠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간 것을 축하한다"며 조코비치에 화답했다. 고국 후배 알카라스의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22세 8개월) 달성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전 기록은 나달의 24세 3개월이었다.
조코비치와 1986년생 나달은 60번의 맞대결을 펼쳤는데 이는 오픈 시대 최다 기록이다. 조코비치가 31승 29패로 근소하게 앞섰는데 그만큼 나달과 치열하게 맞붙었다. 나달은 조코비치에 앞서 역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2회) 보유자였다. 이들과 1981년생인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20회 우승까지 '빅3'는 테니스의 황금 시대를 이끌었다.
이날 조코비치는 경기 후 '위대한 라파'라며 나달에 경의를 표하며 "오늘 코트에 스페인 전설들이 너무 많다"면서 "오늘 밤은 마치 2명을 상대로 혼자 싸우는 기분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설과 전설이 통했던 유쾌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