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대전시 제공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물리적으로 이뤄지는 대전·충남 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남·광주 통합 법안을 비교한 뒤에는 "이 나라에 충청은 없고 호남만 있느냐"며 "민주당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 지역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2일 기자회견을 연 이장우 시장의 설명을 살펴보면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을 분석한 결과 앞서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발의한 법안 특례 257개 가운데 66개(26%)만 수용되고 136개(53%)는 자치권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55개(21%)는 불수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은 우선 자치 재정권 관련 조항이 대부분 포함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기존 특별법안의 핵심은 국세의 지방 이양을 통한 실질적인 지방정부 구현이지만, 민주당 안에는 항구적인 법인세·부가가치세의 국세 이양, 10년간 보통교부세 총액의 6% 추가 교부,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저출생 대응 특별기금 국가 지원 등이 들어가지 않았다.
정부가 발표한 연간 5조 원 지원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지 않았고 시·군·구 교부 금액까지 포함한 것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예비타당성조사 특례도 대폭 축소되며 10년간 투자 심사 및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철도·고속도로·첨단 전략산업 육성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권한 이양 등이 담기지 않았다고 했다.
절반이 넘는 136개 특례가 자치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는 점도 지적한 이 시장은 "고도의 자치권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다수의 특례가 실현되지 않을 위기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해야 한다'는 강행규정이 '할 수 있다'는 재량규정으로 바뀌면서 국가 의무는 약화했고 중앙정부 협의 또는 동의 절차가 늘어나 오히려 규제가 강화됐다는 주장이다.
특별시·특별시장·조례로 정하게 한 내용도 국가·장관·대통령령으로 수정되면서 자치권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국가에서 추진해야 실효성 있는 특례들은 반대로 행위 주체가 국가에서 특별시로 변경되면서 특별시 부담이 가중됐다고 비판했다.
자치재정 부분에서는 행정 통합 제반 비용 국가 지원이 의무에서 재량으로 변경됐고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사무 이관도 의무 사항에서 재량 규정으로 바뀌었다. 광역생활권 운영을 위한 국가 재정지원 규정도 제외됐다.
과학 경제 부분에서는 과학중심도시육성 실시계획에 필요한 국가의 행·재정 지원과 실증을 위한 규제 완화 지원이 의무에서 재량으로 축소됐다. 반도체, 바이오, 국방, 항공우주,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지원도 재량 규정으로 바뀌었다.
교통·환경 부분에서는 광역교통시설 국고지원 비율 확대 특례가 빠졌고 대중교통 운영 손실 국비 지원도 의무에서 재량으로 축소됐다. 사회보장제도 신설 시 보건복지부 협의 생략도 협의절차 간소화 요청만 가능하도록 약화했다.
같은 날 발의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과 비교해서는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고 했다.
특별지방 행정기관의 사무 이관은 광주·전남은 강행규정이지만, 대전·충남은 재량 규정이고 행정 통합 제반 비용 국가 지원도 광주·전남은 강행규정, 대전·충남은 재량 규정이라고 비교했다.
개발제한구역 관리 권한의 특별시 이양과 노면전차와 자동차 등의 혼용차로 설치는 광주·전남에는 포함됐지만, 대전·충남에는 없고 사회보장 제도 신설 협의 생략 권한도 광주·전남은 들어갔지만 대전·충남은 간소화 요청만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시장은 "광주·전남 법안보다 그렇게 후퇴했는데도 그것을 자랑하는 충남과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과연 정상인지 묻고 싶다"며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현행 민주당 안으로 통합이 추진될 경우 주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이 정도 수준의 법안이라면 시민과 도민에게 반드시 의견을 물어야 할 것 같다"며 "시의회에서 재의결 등 방안을 논의 중으로, 여론조사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결의를 하는 등의 대책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