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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정진우 감독 별세…작가주의 거장, 향년 8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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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정진우 감독 별세…작가주의 거장, 향년 8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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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속적 리얼리즘으로 한국영화 정체성 세운 연출가

    정진우 감독. 연합뉴스정진우 감독. 연합뉴스
    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로 한국영화사의 한 정점을 세운 정진우 감독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영화계와 유족에 따르면 정 감독은 이날 오후 8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두 달여 전 반려견과 산책 도중 낙상 사고를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8년 경기 김포에서 태어난 정 감독은 중앙대학교 법학과 재학 시절 연극 활동을 계기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촬영 조수와 조감독을 거쳐 1963년, 스물다섯의 나이에 자전적 성격의 영화 '외아들'로 연출 데뷔하며 당시 한국 최연소 감독으로 주목받았다.

    1960년대에는 '초우'를 통해 청춘의 내면과 시대의 정서를 밀도 높은 흑백 영상으로 포착하며 한국영화 작가주의의 한 축을 형성했다. 이후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동춘' 등을 거치며 중견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정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1980)는 토속적 정서와 인간의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든 작품으로, 제1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등 9관왕을 차지했다. 이듬해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역시 대종상 6관왕에 오르며 한국영화의 미학적 깊이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포스터. TMDB 갈무리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포스터. TMDB 갈무리
    1970년대에는 '섬개구리 만세'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1990년대에는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통해 민족적 주체성과 분단 현실을 다시 한 번 정면으로 다뤘다.

    연출가에 그치지 않고 제작자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1969년 영화사 우진필름을 설립해 130여 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극장 '씨네하우스'를 설립해 제작·수입·배급·상영을 아우르는 산업 구조를 선도했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창립(1967), 영화복지재단 설립(1984), 영화인협회 이사장 재임 등 영화계 제도 정비에도 힘썼다. 국제적 공로도 인정받았다. 1993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을 수훈하며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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