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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소득 증대"라더니…사업자 위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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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주민소득 증대"라더니…사업자 위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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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개발·세제 감면 등 혜택에도 지침 무시하고 사업 확장
    주민·농어민은 소외…"상생방안 들어본 적 없어"
    시민단체 "실질적 혜택 돌아가게 제도 개선해야"

    2023년 7월 취재진이 살펴본 서귀포시 유명 관광지 불법 산림훼손 현장. 이창준 기자2023년 7월 취재진이 살펴본 서귀포시 유명 관광지 불법 산림훼손 현장. 이창준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훼손된 임야 '축구장 4개'…제주 유명 관광지 업자 징역형
    ②'대규모 산지 훼손' 재판 중에도 사업 재허가…통제 장치 부재
    ③사업 재허가도 논란인데…산지 훼손 원상복구도 "무늬만"
    ④"주민 소득 증대"라면서…사업자 위한 제도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도입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제도. 산지 불법 훼손으로 재판받는 와중에 사업 재허가를 받는가 하면, 무분별하게 수익사업에 치중해 사업계획 변경을 반복하는데도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과 동떨어진 사업자를 위한 제도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개발·세제 감면 등 각종 혜택

    11일 CBS노컷뉴스가 도내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 4곳이 운영 중이고 2곳은 공사 중이다. 6곳의 전체 사업비는 2478억 원이고 부지 면적은 축구장 약 89개 규모인 63만5천㎡다.

    농어촌관광휴양단지는 농어촌정비법을 근거로 한 정부 소관·지자체 주관 사업이다. 농어촌 주민 소득 증대와 농어촌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자연환경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전시관·학습관·휴양시설·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자가 개발계획을 수립해 시·군·구에 신청하면 지자체가 심의를 거쳐 단지를 지정하고 사업계획을 승인하는 방식이다. 사업계획 변경도 지자체 허가 사항이다.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정부 지침 중 사업목적. 이창준 기자농어촌관광휴양단지 정부 지침 중 사업목적. 이창준 기자
    이 제도를 통해 사업자는 규제가 엄격한 농지와 임야를 관광·숙박·휴양시설 용도로 개발할 수 있다. 제한이 따르는 보전관리지역 등 토지도 단지 지정이 이뤄지면 숙박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다.

    준공 이후에는 조성된 토지와 건축물을 분양하거나 임대해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적용되고 각종 인허가 절차에서도 행정 지원을 받는다.

    정부 지침 무시하고 사업 확장까지

    문제는 농어촌관광휴양단지가 본래 취지와 달리 사실상 사업자를 위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각종 사업 혜택을 받으면서도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사업을 확장하기까지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침에 따르면 사업계획 변경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허용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내부 사정을 이유로 변경이 쉽게 승인되고 있다.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정부 지침 중 사업계획변경 내용. 이창준 기자농어촌관광휴양단지 정부 지침 중 사업계획변경 내용. 이창준 기자
    수익시설인 숙박시설의 증가가 대표적이다. 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는 2012년 콘도 44실로 계획했지만 2014년 55실, 2015년 59실로 객실 수를 늘렸다. 다른 단지도 2013년부터 회사 연수시설로 운영하던 곳을 2022년부터 호텔로 변경하고 50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에 추진되던 농어촌관광휴양단지는 1박에 26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의 숙박시설을 계획했다가 특수계층을 겨냥한 위락시설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아 백지화되기도 했다.

    공사 기간도 계획에 따르지 않고 막연하게 연장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 공사 중인 2곳도 경영 악화, 회사 합병, 관광 트렌드 변화 등을 이유로 공사 지연·중단 상태다.

    이 중 1곳은 지난해 여름부터 공사가 중단됐지만 제주도는 정상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해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침에 따라 반기에 한 차례 이상 점검이 이뤄져야 하지만 해당 사업장은 지난해 하반기 점검을 받지 않았다.

    2015년부터 약 8년간 임야 3만3천여㎡를 불법 훼손하고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추진하다 적발된 A관광농원 사례에서도 행정의 편의 제공이 논란이 됐다. 제주도는 한 차례 사업을 취소했지만 사업자가 한 달 만에 재신청하자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사업을 재허가했다.

    지난달 20일 취재진이 살펴본 A관광농원 산지 훼손 원상복구 현장. 석축이 허물어진 자리에 자갈과 흙이 노출돼 있고 일부 석축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창준 기자지난달 20일 취재진이 살펴본 A관광농원 산지 훼손 원상복구 현장. 석축이 허물어진 자리에 자갈과 흙이 노출돼 있고 일부 석축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창준 기자

    주민·농어민 사실상 소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과 농어민은 사실상 소외되는 실정이다. 지침에 따르면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추진하기 위해 사업자가 꼭 조성해야 하는 '기본시설'에는 농어업전시관(60㎡ 이상)과 학습관(60㎡ 이상)뿐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제주도는 2023년 4곳 중 3곳, 2024년 상하반기 9곳 중 3곳, 2025년 상반기 4곳 중 1곳에 보완을 요구했다.

    주민과 농어민의 소득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특산물판매시설 등은 오히려 '자율시설'로 규정했다. 사업 추진 전 마을 공청회나 마을 상생협약서 등을 작성하기도 하나 구체적인 지침은 없다.

    익명을 요구한 제주시 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인근 마을회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찾지만 정작 우리 마을 주민들과는 무관한 일이다. 상생방안 같은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과 함께 무언가 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면 적극 협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살펴본 도내 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공사현장.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 이창준 기자지난 3일 살펴본 도내 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공사현장.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 이창준 기자
    정부는 위법은 아니기 때문에 별도 규제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이 들어간 게 아니고 사업자 자본으로 진행된 사업이기 때문에 특별히 규제할 건 없다"며 "사업 변경도 원칙적으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하는 게 맞으나 위법행위는 아니라서 제재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주민과 농어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정도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사무국장은 "모든 개발 사업이 주민 소득 증대를 말한다. 하지만 농어촌관광휴양단지는 주민, 농어민과 밀접한 특수성 있는 사업인 만큼 선언적 말로 그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령 구좌읍이라면 당근이 유명하니 이를 활용한 체험활동이나 판매활동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주변 농어촌이 얼마나 활성화됐고 그 성과가 농민과 주민 소득으로 어떻게 환원되는지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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