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이것이 금메달'. 연합뉴스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인 롯데그룹이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역사적 쾌거를 거뒀으나, 그룹의 상징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주축 선수들의 불법도박 파문으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협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해당 종목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신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롯데그룹은 회장사로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 스노보드의 신성 최가온(세화여고)이 2024년 1월 스위스 월드컵 도중 허리를 크게 다쳤을 당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 밀착 케어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최가온은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최가온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신 회장으로부터 받은 화환과 선물 사진을 공개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가온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롯데가 후원하는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는 연일 승전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만 타이난에서 훈련 중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이 현지에서 운영하는 도박장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돼 귀국 조치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하지만 롯데의 한 축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정반대의 행보로 찬물을 끼얹었다. 최가온이 금메달을 목에 건 지난 13일, 대만 전지훈련 중이던 롯데 선수들이 온라인 불법 도박장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적발된 선수 4명은 나승엽과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이다. 롯데 구단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며 '도박장 4인방'을 귀국 조치했고, "KBO (징계)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저조한 성적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롯데 그룹이라 이번 사건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선수단의 기강 해이 문제만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정규시즌 7위에 그치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사실상 지갑을 닫았다. 모기업의 사정으로 인해 '가성비' 위주의 시즌 준비를 이어가던 와중에 주축 선수들의 대형 사고까지 터진 것이다.
그동안 롯데 자이언츠가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 2022년 시즌 종료 후 박세웅과 5년 90억 원의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했고, 유강남과 노진혁, 한현희 등 외부 FA 영입에만 170억 원을 쏟아부었으나 아직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가온이 SNS에 공개한 신동빈 회장의 선물. SNS 캡처비난 여론을 잠재울 유일한 수습책은 성적뿐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도박장 4인방'의 출장 정지 징계가 불가피한 가운데, 전력 이탈로 인한 새 시즌 전망은 더욱 어둡다.
설상 종목의 불모지에서 기적을 일궈낸 최가온의 금메달 비상과 주축 선수들의 도박 파문으로 추락한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롯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고통을 이겨내고 세계 정상에 선 최가온이 자부심을 세웠다면, 수백억 원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자기관리조차 실패한 야구단은 그룹의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같은 롯데의 지원 속에 피어난 승전보와 비보의 엇갈린 교차는 성적보다 앞서야 할 프로 의식의 부재를 더욱 뼈아프게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