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제공노동자가 현행 60세 법정 정년 이후에도 같은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계속고용'과 관련해 경영계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정년 연장'보다는 '재고용'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일 발간한 '임금·HR연구' 2026년 상반기호 필진 견해를 통해서다.
퍼솔코리아 김소현 전무는 "노동시장 성격이 다른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공통적으로 재고용 모델이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며 "이는 재고용 모델이 인건비 관리 유연성과 직무 재설계 가능성 그리고 세대 간 역할 분담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건'을 동시에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소현 전무는 우리나라처럼 연공서열 임금 체계가 뿌리 깊은 일본은 한꺼번에 강한 계속고용 의무를 부과하기보다는 의무와 노력 의무를 구분하고 기업에 정년 연장과 재고용 등 복수 선택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제도를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직무 기반 임금 체계가 보편화한 싱가포르는 '퇴직 및 재고용법'을 통해 재고용을 명시적으로 법제화하고 정년 도달 시 기업이 시장 조건에 맞춰 임금과 직무를 전면 재협의할 수 있는 강력한 유연성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일본과 싱가포르 경험에 비춰보면 우리나라도 재고용 중심 계속고용 모델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며 일본식 점진적 접근(단계적 의무화)과 싱가포르식 유연한 재고용 모델(임금·직무 재설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재고용 전략'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TCC스틸 이상훈 이사는 이와 관련해 "대다수 철강기업은 정년을 60세로 유지하고 퇴직 인력을 계약직·촉탁직 방식으로 1년간 재고용하는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훈 이사는 "일부 기업이 노사 공감대와 합의 도출을 통해 소폭의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업계 전반으로 확산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진 옥스퍼드대 연구교수는 "고령자 계속고용이 실패하는 이유는 조직이 여전히 젊은 인력을 전제로 설계된 일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계속고용 성패는 고령 인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일을 어떻게 재설계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진 교수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 역시 고령 인력 활용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조직 전체의 일 운영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