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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맹방들도 일제히 'No'…트럼피즘 변곡점 되나[한반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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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美 맹방들도 일제히 'No'…트럼피즘 변곡점 되나[한반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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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 "우리는 분쟁 당사자 아니다" 美 군함 파견 요청 퇴짜
    이라크전 보이콧 때와 양상 달라…대서양 동맹 균열 뚜렷
    전문가 "역사적 변화 기점"…"유럽 독자노선 이미 분출"
    韓 안보에도 영향…실용적 동맹관, 자강, 대북관리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위기를 둘러싸고 미국과 동맹·우방국 간 초유의 균열이 발생했다. 이란 사태는 물론 세계 안보지형에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리는 이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면서 "현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에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나토는 방어 동맹이지 개입 동맹이 아니다"라고 했고, 독일 국방장관은 "막강한 미국 해군력으로 달성할 수 없는 일을 유럽의 호위함 몇 척이 해낼 수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핵심 맹방인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도 16일 항행의 자유 등 원칙적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임무가 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여겨진 적이 없다"고 퇴짜를 놨다.
     
    상대적으로 미국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하는 일본도 초기의 적극적 태도가 확연히 바뀌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에 따른 압박을 받으면서도 "할 수 없는 것은 확실히 할 수 없다고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날트 투스코 폴란드 총리도 "이란에 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등 미국의 다른 우방들도 미리 거리두기에 나섰고, 아랍에미리트(UAE) 정도만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佛 "우리는 분쟁 당사자 아니다" 美 요청에 퇴짜

     
    이처럼 미국의 주요 동맹‧우방들이 동시에, 그것도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다시피 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세워진 이후 거의 처음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나 1960년대 베트남 전쟁 정도가 비슷한 전례로 볼 수 있지만 양상은 크게 다르다.
     
    이라크 전은 대량살상무기 존재 여부를 놓고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했지만 영국과 호주는 적극 참전했고 한국과 일본 등도 비전투국으로 참여했다. 베트남 전 때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은 참전을 거부했지만 한국과 호주 등은 상당한 전력을 파병했다.
     
    시대적 상황도 의미심장한 변화 가능성을 내포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이 없었고 자유무역 등 규범과 가치가 존중됐다.
     
    반면 2017년 트럼프 집권 1기 무렵부터 미국은 스스로 세운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허물었고, '미국 우선주의'를 필두로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시켰다. 중국과 러시아에는 없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이점을 방기한 것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훗날 역사는 2026년을 미국의 세계적 위상과 동맹체제에 변곡점이 생긴 시기로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나토 동맹이 모두가 'No'라고 한 것은 'Point of No Return'(돌이킬 수 없는 상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 보이콧 전례와도 달라…대서양 동맹 균열 뚜렷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연합뉴스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연합뉴스
    서방 자유진영의 균열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사이득에도 불구하고 '뉴 노멀'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과 유럽 간에는 그린란드 병합 갈등을 놓고 나토의 '실질적 해체 시나리오'가 거론됐고,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토의 매우 나쁜 미래'가 언급되기도 했다.
     
    김태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지역전략연구실장은 "미국은 관세, 방위비 등으로 유럽을 쥐어짜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일방적 종전 카드로 압박하면서 이에 한계를 느낀 유럽의 독자노선이 이미 분출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도 유럽과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이란과의 관계에선 원유 수급 문제가 있고 전후 엄청난 복구사업 참여 기회도 무시할 수 없다"며 과거처럼 미국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대서양 동맹의 균열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축출작전 성공에 도취한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과 과신이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내 인생에 그가 그렇게 화난 모습은 본 적 없다"고 한 것은 미국도 '배신'의 충격이 적지 않음을 말해준다. 여기에다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 센터장이 항의성 사임한 것은 내우외환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횡포를 부려왔고, 동맹국들은 그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있다"며 '자업자득'(serves him right)이라 지적했다.
     

    韓 안보에도 영향…실용적 동맹관, 자강, 대북관리 필요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 연합뉴스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 연합뉴스
    유럽의 호르무즈 파병 거부를 기점으로 한 안보 지형 변화는 한반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은 미국에 맞서 사실상의 첫 단일대오를 이루며 전략적 자율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트럼피즘의 거래적 동맹관과 자국 우선주의에 조응해 국익과 실용을 전면에 세웠다.
     
    우리 역시 최근에만 해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반출이나 주한미군 전투기 서해 출격 등 동맹에 따른 연루와 방기 위험을 실감하고 있다.
     
    조성렬 경남대학교 초빙교수는 "동맹 개념이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자강과 함께 대외정책 변화가 필요하고, 단기적으로는 (이란 사태로 인한) 동아시아 힘의 공백 가능성에 대비해 안정적 대북 관리와 중국 등 주변국과의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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