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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리는 KT 박윤영號…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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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닻 올리는 KT 박윤영號…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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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대표 교체기 권한 갈등·사외이사 의혹 수면 위로…이사회 잡음 확산
    박윤영 체제 출범 직후 '이사회 정비' 시험대
    AI 전환 속도전 속 뒤처질 우려…조직 개편 시급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거쳐 KT 박윤영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조직 안정화와 이사회 정상화, AI 조직 구축 등이 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최근까지 윤종수 사외이사의 연임 포기와 노조의 이승훈 사외이사 고발 등 잡음이 이어져왔으며 대표이사 교체기 인사권을 둘러싼 권한 충돌 문제도 맞물리며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이다.

    인사권 충돌에 사외이사 의혹까지…KT 이사회 리스크 확대

    1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후보자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주총을 보름가량 앞둔 지난 16일 ESG위원장을 맡아온 윤종수 사외이사가 돌연 연임을 고사했다. KT가 주총 전까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새 후보를 다시 올리지 못할 경우 해당 사외이사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윤 이사는 임기 만료를 앞둔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 유일한 연임 후보였지만 스스로 연임을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사회 운영을 둘러싼 논란과 내부 긴장이 누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윤 사외이사는 CBS 노컷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KT 요즘 왜 그러냐'는 이야기를 하지만 오해도 많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더 할지 고민을 많이 했고, 새 대표이사 취임에 맞춰 떠나는 게 좋겠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KT 안팎에서는 최근 이사회 내에서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간 권한을 둘러싸고 진통이 이어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표이사 교체기에 이사회가 경영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며 월권 논란이 불거진 것이 그 예다.

    실제 일부 사외이사들은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현 경영진 측은 CEO 인사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했고, 찬성 측은 교체기 '알박기 인사'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반박하며 정면으로 맞섰다고 한다. 해당 개정안은 결국 부결되며 추진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권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취지의 조항이 정관보다 하위 규범인 이사회 규정에 반영되면서 사외이사의 월권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이사회가 상법상 대표이사에게 보장된 인사권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외이사 개인 의혹도 이사회의 리스크로 부각됐다. 이승훈 사외이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인사권자 등을 상대로 특정 보직 임명을 요구하거나 인사 과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노조로부터 받고 있다. 또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 투자 과정에서도 관련 부서와 의사결정권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KT 이사회는 외부 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조사 방식과 비용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비위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조사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내부 반발은 더 커졌다. 결국 KT노조는 지난 13일 이승훈 사외이사를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KT노조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 의혹이 아니라 이사회 운영 전반의 문제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 인사권 개입은)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어 이사회가 CEO를 식물로 만드려는 시도"라며 "사외이사 개인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원과 주주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고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혼선에 멈춘 전략…"AI 전환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KT 박윤영 대표이사. 연합뉴스KT 박윤영 대표이사. 연합뉴스
    결국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는 출범과 동시에 이 같은 혼란상을 정리하고 조직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 다른 통신사들이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AI와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정비한 것과 달리, KT는 대표이사 교체기 혼선과 이사회 문제로 경영 체제 정비가 지체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KT의 경영권 이양 과정과 비교하면 이런 분위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구현모 전 대표가 차기 수장으로 내정됐던 2019년 말에는 내정 직후부터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빠르게 진행되며 사실상 차기 체제가 조기에 가동됐다. 전임 대표였던 황창규 전 회장 역시 차기 경영진 중심의 체제 전환에 협조하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이번에는 대표 선임을 앞둔 3월 중순까지도 인사와 조직 개편이 주총 이후로 미뤄졌다.

    이 같은 공백은 AI 사업 본격화 시점과 맞물리며 부담을 키우고 있다. 통신사들이 AI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KT는 뚜렷한 사업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월 초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도 현·차기 KT CEO 모두 참석하지 못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경영진이 현장을 찾아 글로벌 사업 전략과 AI 비전을 직접 발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통신사들이 차세대 기술과 사업 전략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KT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사회 기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AI 관련 투자와 조직 재편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할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AI 사업의 경우 대규모 투자와 전략 결정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지배구조 불안이 곧 사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박 후보자가 취임 직후 이사회를 소집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사업 조직과 6G 연구 조직, 정보보안 부문 등이 우선 정비 대상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AI 사업 경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관련 조직을 빠르게 정비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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