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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고리1호기, 해체 승인 후 첫 공개…해외 원전해체시장 진출 발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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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일반

    [르포]고리1호기, 해체 승인 후 첫 공개…해외 원전해체시장 진출 발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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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호 원안위원장 현장점검 동행취재

    1978년 상업운전 시작해 2017년 영구정지
    원안위, 2025년 6월 해체 승인
    국내 대형 원전 첫 해체 사례
    2037년까지 12년간 진행 후 부지 복원
    제염·절단부터 부지 복원까지 자체 기술 확보 목표

    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내 고리1호기 터빈건물 3층에서 원안위 출입기자단이 고리1호기 해체 작업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원안위 제공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내 고리1호기 터빈건물 3층에서 원안위 출입기자단이 고리1호기 해체 작업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원안위 제공
    지난 18일 찾은 부산 기장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비가 부슬부슬 오지만 이날 고리발전소는 중요한 손님을 맞는 분주한 날이었다.

    제1발전소에 나란히 위치한 고리1호기는 국내 첫 대형원전 해체 사례로 약 12년간 진행할 해체 작업의 준비가 한창이고, 고리2호기는 국내 세 번째 노후원전 수명연장 사례로 이르면 이달 말 재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정비와 시험을 진행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최원호 위원장이 고리2호기 재가동 준비 상황과 해빙기 현장점검을 위해 고리 본부를 찾았고, 지난 6개월 넘게 공석이던 한수원 수장 자리를 채운 김회천 신임 사장도 이날 취임식을 마치고 첫 현장 행보로 고리 1, 2호기를 살피러 방문을 예정하고 있었다.

    원안위 출입기자단은 최 위원장의 고리원전 현장점검을 동행 취재했다. 고리1호기가 지난해 6월 원안위의 해체 승인을 받은 이후 외부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왼쪽부터 고리1호기, 고리2호기) 이미지. 고리1호기는 해체에 들어가며, 고리2호기는 이르면 이달 말 재가동된다. 한수원 제공 영상 화면 캡처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왼쪽부터 고리1호기, 고리2호기) 이미지. 고리1호기는 해체에 들어가며, 고리2호기는 이르면 이달 말 재가동된다. 한수원 제공 영상 화면 캡처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는 전기출력 587MWe 규모 가압경수로형(웨스팅하우스) 원자로다. 1972년 5월 건설허가를 받고 착공했는데,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의 4배 수준인 1561억 원을 투입해 진행한 당시 최대 국책사업이다.

    이후 1977년 최초 임계 후 이듬해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설계수명(30년)을 다한 뒤에도 2007년 12월 당시 규제당국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10년간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추가 가동되는 동안 부산시 전체가 약 8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해 왔다. 이후 2017년 6월 영구정지됐다.

    원안위는 지난해 6월 26일 고리1호기의 해체계획서를 최종 승인했다. 앞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설치된 소형 연구용 원자로 1호기(1962년 완공)와 2호기(1972년)가 1995년 가동 정지 후 해체 중이지만, 까다로운 대형원전을 해체하는 일은 고리1호기가 국내 첫 사례가 된다.

    지금까지 미국이 20기의 중형·대형원전 해체를 마쳤고, 독일(3기)과 일본(1기), 스위스(1기)가 고리1호기보다 작은 규모의 원전 해체를 완료했다. 스페인과 스웨덴, 슬로바키아 등도 원전 해체 작업 중이다.

    한수원은 우리 기업들과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실적을 쌓고, 향후 무궁무진할 글로벌 원전해체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부다. 2035년 시장 점유율 10% 및 세계 5위 달성이 목표다. 고로1호기 해체는 그 첫 단추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입구. 입구에서 신분확인과 출입등록, 휴대폰 보안조치 등을 취해야 들어갈 수 있다. 최서윤 기자부산 기장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입구. 입구에서 신분확인과 출입등록, 휴대폰 보안조치 등을 취해야 들어갈 수 있다. 최서윤 기자
    고리원자력본부에서 몇 분간 한수원 차량을 타고 들어가니 고리1, 2회가 있는 제1발전소가 나왔다. 가동을 멈춘 고리1호기 터빈 건물 내부는 아직 조용하고 썰렁했다. 고리1호기와 나란히 붙어 제1발전소 건물을 같이 쓰는 고리2호기 재가동 준비작업 소리가 격벽을 넘어 들려올 뿐, 고리1호기는 아직 눈에 보이는 작업이 시작되진 않은 상태였다.

    3층 위까지 쌓인 기계와 배관, 발전기를 철거할 때마다 하나하나 준비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건설된 발전소이다 보니, 당시 지은 보온재엔 석면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에 석면 성분을 분석·조사해 석면을 철거하는 작업이 우선이다.

    원자로 핵분열로 발생한 증기로 전기를 생산해온 터빈은 고리1호기에 총 3대 설치돼 있었다. 저압터빈 2대와 고압터빈 1대 총 3대가 운영됐다.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는 연결된 주변압기를 통해 송전선로로 나가는데, 고리1호기와 고리2호기가 위치한 제1발전소 건물 밖으론 주황색 765kV 고압송전선과 회색 345kV 송전선이 거미줄처럼 뒤엉켜 있다.

    고리1호기 해체는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앞으로 2037년까지 12년에 걸쳐 진행된다. 중간 단계를 나누자면, 우선 2031년 사용후핵연료 반출 전까지 비방사성 계통과 구조물을 철거하고, 사용후핵연료 반출을 마친 뒤 방사성 계통과 구조물 철거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고리원자력 제1발전소에서 고리1호기 시설을 완전히 들어내고 부지 복원을 마친 2037년 예상 이미지. 오른쪽은 고리2호기 시설. 한수원 제공 영상 화면 캡처고리원자력 제1발전소에서 고리1호기 시설을 완전히 들어내고 부지 복원을 마친 2037년 예상 이미지. 오른쪽은 고리2호기 시설. 한수원 제공 영상 화면 캡처
    현재는 그 첫 단계인 비방사성 계통과 구조물 철거 단계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매 단계에서 구조물을 절단하는 기술 하나 하나가 중요한 실적이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전체 해체 기술을 분류해 봤더니 총 58개 기술 중 한국이 미확보한 기술을 17개로 분류했다"며 "이후 고리1호기 해체 승인을 신청한 2021년까지 약 6년간 그에 대한 기초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초 기술을 바탕으로 고리1호기와, 추후 (영구정지 상태인) 월성1호기에 실증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2030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기후에너지환경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반출도 해체 과정의 중요한 단계다.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발전소 내 각 호기별로 연결된 습식저장소에 보관 중이다. 고리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는 485다발 저장돼 있는데, 방사능이 묻어 있는 구조물을 철거하려면 반드시 미리 사용후핵연료를 빼내야 한다. 이에 제1발전소 밖 주차장 부지에 고리1호기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건식저장소를 2031년 6월 준공 목표로 지을 예정이다. 현재 경주 월성원전을 제외한 국내 모든 원자력발전소는 사용후핵연료를 습식저장소에 보관 중이다.

    해체 폐기물의 최종 처리도 중요하다. 해체 과정에선 내부에 폐기물 처리시설을 구축해 임시 보관하지만, 이를 자체 처리한 뒤 방사성 폐기물만 따로 분류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로 보내게 된다. 이렇게 옮겨지는 폐기물 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방사선 농도를 떨어트리는 제염(오염 제거)과, 부피를 줄이는 등의 기타 작업을 하게 된다. 이때 하는 모든 작업과 제염기술도 향후 원전해체를 위한 국산 기술의 하나가 된다. 한수원은 자체 과제로 중준위 해체 폐기물 운반 저장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홈페이지 캡처한국원자력환경공단 홈페이지 캡처
    고리원자력본부 김윤석 1호기해체사업실장은 "고리1호기 해체 시 최대 17만 톤 정도의 폐기물 발생이 예상되는데, 이 중 중·저준위 폐기물로 처리(원자력환경공단 방폐장에 보관)하게 되는 건 1.3만 톤 정도가 목표"라며 "나머지는 일반 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는 자체 처분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제염처리 등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제1발전소에서 격벽으로 분리된 고리2호기 부분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다 들어내고, 부지복원까지 마쳐야 해체 절차가 정식으로 종료된다. 한수원은 산업용지(Brown Field) 수준으로 부지를 복원과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고리1호기 터빈건물 내부와 제1발전소 외부에는 '안전운전 약속', '위험한 작업은 거부(NO)할 수 있다' 등 안전 우선을 강조하는 푯말이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원전해체작업에는 한수원과 대기업 외에도 용역제공 등 협력업체가 다수 참여하게 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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