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생성 이미지어머니 탓, 두 번의 소년원
술과 담배로 얼룩진 일상, 새 아빠로부터 당한 불미스러운 일. 가정환경은 첫 출발부터 불안정했다. 민아는 모든 원인을 어머니 탓으로 돌렸다. '~때문에'라는 원망이었다.
민아가 처음으로 어머니를 이해한 계기는 상담센터였다. 해바라기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어머니도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통은 민아 혼자만의 몫이 아니었다.
하지만 주위로 고통이 퍼지는 속도만큼, 민아의 비행도 계속됐다. 결국 함께 마음 아파하던 어머니가 직접 민아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 결과는 6호 처분이었다. 6호 처분은 비행이 심하지는 않으나 보호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경우, 6개월 동안 교정교육을 통해 사회복귀를 돕는 방식이다. 6호 처분이 내려지면 학업을 중단하고 소년보호시설 등에 들어간다. 민아는 시설에서 보호관찰을 받아야 했지만, 불성실했다. 그 대가는 뼈아팠다. 벌은 더 강해졌다. 민아는 가장 엄격한 10호 처분을 받아 안양소년원에 가야 했다.
안양소년원 적응도 쉽지 않았다. 챙겨주는 선배도 없었고, 낯선 환경 탓에 임시퇴원한 후에도 보호관찰을 성실히 받지 않았다.
이번에도 처벌은 민아를 피해 가지 않았다. 민아는 또 10호 처분을 받았다. 이번엔 청주소년원이었다.
두 번의 소년원, 민아의 인생은 계속 내리막길이었다. '참을 줄 아는 사람'의 성취
스마트이미지 제공소년원 생활 중, 민아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고 했다.
"어느 날 식당에서 한 아이가 저를 공격했어요. 그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어요. 솟아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참았어요. 처음으로 '아, 내가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당시 민아가 느낀 감정은 '통제'였다. 통제감은 민아 스스로도 느낀 놀라운 감정이었다.
통제감은 민아의 삶을 '열심'으로 바꿔놓았다. 민아는 아직도 2023년 '첫 피부미용반 수업'을 기억한다고 했다. 민아는 "수업이 너무 즐거웠어요. 마네킹을 생활관에 가져와서 열심히 연습했어요. 비록 작은 실수를 했어도 자격증을 땄어요" 고백했다.
주체적으로 살아온 삶이 거머쥔 첫 성취는 '피부 기능사' 자격증이었다. 그 이후로도 네일 기능사 등 자격증 6개를 연이어 취득했다.
물론 마음을 다잡은 뒤에도 어려움이 찾아왔다. 소년원에서 '피부미용'이 아닌 '제과제빵' 수업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제과제빵은 '적성에 맞지 않는 분야'였다. 동시에, 피부미용이 적성에 맞다는 걸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민아는 "소년원 면회 시간에 부모님과 진로상담을 했어요. 그때 대학 진학을 생각해봤어요. 어머니가 집 주변에 피부미용 관련 학과가 있는 학교를 직접 찾아줬어요"라고 떠올렸다.
어머니의 뒷바라지는 민아가 대학을 떠올린 첫 계기였다. 이후 민아는 앞만 보고 달렸다. 대학 입학을 목표로 이를 악물었다. 민아는 "꼭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엔 심리상담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과는 별개로 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응원을 받았다. 그 응원에 힘입어 주·야간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했다. 마침내 2025년 고졸 검정고시에서 높은 성적을 받아 2026년 대학에 입학했다.
끝끝내 소년원 학생에서 대학생으로 이름표를 바꿔달았다. 꽃 피워 만개할 대학생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꽃 피는 3월,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아는 대뜸
"과대표가 됐다"는 얘기를 꺼냈다. 민아는 "과대표가 되어 장학금을 받으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며 "같은 과 친구들, 선배들을 많이 사귀고,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선배를 만나 카페에 간다"고 했다.
민아의 대학생활 밑거름은 어머니였다. 민아가 발 들인 소년원의 시작에도, 끝에도 모두 어머니가 있었다. 특히 소년원에서 어머니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신뢰가 매우 두터워졌다고 했다.
"지금은 어머니와 친구처럼 가깝고, 정말 행복해요"
민아와 가장 가까운 상담 파트너이자 든든한 지원군인 어머니는 민아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준 버팀목이었다. 어머니 '덕분에' 민아는 대학까지 갈 수 있었다.
또 다른 민아에게
연합뉴스끝으로 민아는 소년원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싶다고도 했다. 소년원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민아는 "그 안에서 많은 아이들이 변화하려고 열심히 노력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며 "어른들이 소년원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민아와 같이 소년원에서 대학에 진학한 인원은 매년 수십 명에 달한다. 지난 3일(화), 법무부는 2026년 소년원 학생 89명이 대학에 입학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원 출신 대학 진학 인원은 △2023년 48명 △2024년 41명 △2025년 39명이다. 법무부는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꿈을 향한 '준비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학습환경 개선 및 사회 복귀 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위 내용은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법무부를 통해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