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기동 FC서울 감독,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FC서울과 수원삼성이 2026년 봄, 나란히 '개막 4연승'이라는 구단 역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K리그를 상징하는 두 명문 구단이 각자의 무대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한 번 독식하고 있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 홈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인천, 제주, 포항을 차례로 제압했던 서울은 이날 광주까지 완파하며 1983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개막 4연승에 성공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으로 타 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선두로 올라선 기록적인 행보다.
이날 서울은 2007년생 신예 손정범의 데뷔골을 시작으로 클리말라의 멀티골, 로스와 이승모의 추가골을 묶어 화력 쇼를 펼쳤다. 개막 후 4경기 10득점 2실점이라는 완벽한 공수 밸런스가 돋보였다. 김기동 감독 체제 3년 차를 맞아 린가드(코린치안스)와 기성용(포항) 등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변화 속에서도 김진수를 필두로 한 팀의 응집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김기동 아웃'을 외치던 관중석은 이제 2만 4122명(시즌 최다 관중)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라이벌 수원삼성의 기세도 매섭다. 수원은 21일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4라운드에서 김해FC를 3-0으로 꺾고 역시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비록 K리그2 무대지만, 1995년 창단한 수원의 개막 4연승 또한 구단 역사상 최초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은 수원은 '명장' 이정효 감독을 영입하며 명가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 부임 이후 수원은 경기 내용 면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K리그2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 '슈퍼매치'로 불리며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던 두 팀의 맞대결은 수원의 강등으로 잠시 멈췄지만, 각 리그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파괴력은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벼랑 끝에서 배수진을 쳤던 두 사령탑의 리더십 아래 서울과 수원은 이제 단순한 생존을 넘어 우승과 승격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수원은 오는 28일 용인FC 원정에서 4연승에 도전하고, 기분 좋게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하는 서울은 내달 5일 숙명의 라이벌 FC안양을 상대로 연승 행진 연장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