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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보디프로필이면 장땡?" 전문성 실종된 헬스장, 위고비 습격에 '고사 위기' ② "저질 트레이너 퇴치" 김재섭 의원, 체육시설법 개정으로 '무자격 강습' 차단 ③ "운동 대신 위고비" 비만 치료제 습격에 피트니스 시장 '줄폐업'…생존 전략은 ④ 위고비가 열어젖힌 웰니스 시장, '무자격' 가고 '과학적 운동 처방' 온다 (끝) |
무자격 지도자의 난립과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의 등장이라는 이중고를 맞은 국내 피트니스 업계가 '웰니스(Wellness)' 산업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강남과 종로 등 서울 주요 상권의 헬스장들이 역대급 폐업 수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는 전문성 부재로 인한 소비자 신뢰 하락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대회 입상 경력이나 외형적인 보디프로필을 우선시하는 관행으로 인해 매년 5000건 안팎의 부상 및 오처방 피해가 발생하며 업계 전반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제도적 허점이 업계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시설 인허가 시에만 자격증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근무 관리가 부실해 '무자격 불법 강습'이 방치돼 왔다. 이에 국회에서는 국가공인 자격자만 강습을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악의적인 '먹튀 폐업' 시 재등록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체육시설법 개정안'이 발의되며 규제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외부적으로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확산이 피트니스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헬스장 폐업 수가 코로나19 시기보다 높은 553곳을 기록한 반면, 비만약 처방 건수는 단 석 달 만에 150% 이상 급증하며 운동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 '공간 대여업' 모델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AI와 데이터를 결합한 과학적 처방만이 생존 열쇠라는 분석이다.
역설적으로 비만 치료제 확산은 운동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약물을 통한 급격한 감량 시 근육량이 동반 감소하면 기초대사량 저하와 요요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의료계 역시 근손실 방지를 위해 고강도 근력 운동 병행을 필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약물 복용이 오히려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해외 사례는 이러한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비만 치료제가 먼저 보급된 미국의 경우, 모건스탠리 리서치 조사 결과 약물 복용 전 35%였던 정기 운동 비율이 복용 후 70%로 두 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단순 감량을 넘어선 전문 웰니스 서비스로 전환한다면, 비만 치료제 열풍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생성 이미지비만 치료제 열풍? '근손실 방지' 위한 운동 수요 급증
현장의 목소리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담객의 약 30%가 비만 치료제 경험자일 정도로 변화가 뚜렷하다"며 "과거 '체중 감량' 중심에서 최근에는 약물로 빠진 살의 탄력을 잡고 근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성 운동'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기 다이어트보다는 장기적인 건강 유지를 목표로 하는 회원의 재등록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제는 '살을 빼주는 곳'에서 '감량 체중 유지 및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영양 설계와 전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웰니스 센터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가의 퍼스널 트레이닝(PT)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만 치료제와 경쟁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가격 면에서 약물과 경쟁하기보다 '상생과 보완'에 집중한다"며 "전문 트레이너가 약물 투여에 따른 신체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약물이 해결할 수 없는 올바른 움직임의 패턴과 근육의 질을 개선하는 생리학적·심리적 케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커뮤니티 기반의 챌린지와 경험 중심 프로그램을 강화해, 운동을 단순한 고통이 아닌 '지속 가능한 취미와 사회적 가치'로 인식하게 해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산업적인 시각은 낙관적이다. 업계 관계자 C씨는 "현재의 매출 하락은 일시적 충격이며, 결국 약물 중단 후의 요요 관리와 라이프스타일 교정을 위한 '사후 관리 시장'이 더 크게 형성될 것"이라며 "산업 구조는 '약물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로 완성'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재편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테크 분야에 대해서는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AI 기반 통합 솔루션' 역량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약물 복용 여부와 신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실시간 피드백을 주는 '지능형 코치'로서의 사용자 경험(UX) 설계가 핵심 매출 성장 포인트"라고 짚었다.
장기적으로는 '장수 경제(Longevity)'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는 대사 질환 예방을 통해 건강 수명을 늘리는 핵심 촉매제"라며 "인구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개선됨에 따라, 활기찬 노년을 즐기려는 '웰니스 액티비티' 수요가 폭발하며 관련 시장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생성 이미지'웰니스 센터' 확장… 정밀한 처방과 심리 케어가 핵심
실제 지도 현장에서는 정밀한 처방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무 중인 이용민 트레이너는 "현재 지도하는 고객의 약 30%가 이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 중일 정도로 현장의 변화가 빠르다"며 "비만 치료제 복용 회원은 일반 회원에 비해 신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일반 회원 대비 중량 및 횟수를 30~50% 하향 조정하는 저강도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양 설계에 대해 "약물로 인한 강한 포만감 때문에 필요한 영양소를 다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 변수"라며 "끼니별 단백질 섭취량을 15~20% 늘려 근손실을 방지하고, 저혈당 증상에 대비해 운동 전후 탄수화물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운동 루틴으로는 '8주 점진적 로드맵'이 제시된다. 이 트레이너는 "1~2주 적응기에는 맨몸 운동과 스트레칭 위주로 실시하고, 이후 핀 머신과 스미스 머신을 거쳐 8주 이후에야 비로소 프리웨이트를 진행하며 점진적으로 중량을 늘린다"고 전했다.
결국 비만 치료제의 대중화는 피트니스 시장의 질적 변화를 견인할 전망이다. 운동의 목적이 단순 '체중 감량'에서 '체성분 관리'와 '근육 유지' 중심으로 이동함에 따라, 헬스장은 약물 복용자의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는 '웰니스 센터'로 역할을 확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이 트레이너는 심리적 케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료제는 '단기 처방'일 뿐이며, 평생 지속 가능한 '삶의 질(Wellness)' 관점에서 운동을 바라보도록 설득한다"며 "운동은 단순히 미용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임을 강조하여 자존감을 높이고, 치료제 중단 후 찾아올 요요를 막기 위해 지금 기초를 다지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선택임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비만 치료제의 등장과 무자격 지도자의 난립이라는 이중고는 피트니스 업계에 전문성을 증명할 시험대이자 거대한 확장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자격자의 부실한 지도는 소비자의 외면을 부르지만,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물이 채워주지 못하는 근력과 움직임의 질을 관리하는 전문성은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단순한 '다이어트 조력자'를 넘어 개인의 생애 전반을 책임지는 신뢰받는 '웰니스 파트너'로 체질을 개선할 때, 국내 피트니스 산업은 비로소 질적 성장을 이루며 진정한 건강 수명 시대를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