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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500원, 다른 위기"…1월과 질적으로 달라진 환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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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같은 1500원, 다른 위기"…1월과 질적으로 달라진 환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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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들어 1500원 돌파 지속

    수급 불균형 넘어 고유가·달러 강세 '복합 위기'로 비화


        원달러 환율이 1500선(주간거래 종가 기준) 안팎에서 넘나들고 있다. 올해 초에도 1500원 코앞까지 다가서는 고환율이 이어졌지만, 3월의 고환율과는 내용이 질적으로 다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달러 강세가 국내 경제의 복합적 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5년 12월 환율 1480원…수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

    지난해 말 올해 초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위협했다. 지난해 12월 23일 환율이 1480원까지 치솟자 정부가 고강도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몇 주 되지 않은 올해 1월 13일 또 다시 1470원대를 돌파했다.

    이때 고환율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로 빚어진 '달러 수급 불균형'이 주된 원인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 거주자의 해외 투자 등으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빠져나간 외화 순유출 규모는 무려 196억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29조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 순유출 규모와 비교하면 유출 폭이 약 40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실제 코스피는 5천피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3월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환율은 1500원으로 솟구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하더니 며칠 새 계속 1500원대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현재의 고환율은 지난해 말 고환율의 주 원인으로 꼽혔던 수급 불균형 요인에 더해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3월 들어 두바이유가는 1~20일 동안 전월 평균 대비 82% 상승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한국 구조상 고환율과 고유가의 동반 상승은 수입 물가와 경상수지를 동시에 압박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작년말 올해초 환율이 올랐던 이유는 국내 내부적인 이유로 '수급 불균형' 때문이었다"면서 "다소 불편한 이슈였지만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짚었다. 반면 "지금은 달러 수급 불균형 요인에 더해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고리, 즉 에너지 순수입국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이 겹쳤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역대 최대…전쟁 후 환율 내려갈 지 미지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역대 최대로 이뤄지면서 고환율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1조원 이상 기록한 날이 올해 22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연속 1조원 이상 순매도도 7일로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지난해 계엄 영향으로 환율이 4~50원 올라가 1480원까지 올라갔다면, 지금은 전쟁 영향으로 60원 정도 올려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들 자금 이탈이 상당한데 전쟁에 대해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고환율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전쟁이 끝나도 환율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렵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환율 방향이 전쟁 종료 이후 극단적 공포가 완화되면 아래쪽을 향해 가겠지만, 전쟁 이전 예상했던 1370~1380원을 기대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했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국내 경제 규모 차원이 다르다"면서도 "서민경제에 굉장히 부담스러운 수준의 환율"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대응 카드는 제한적이다. 추경 편성으로 내수 충격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만 환율을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거론되지만, 이자 부담 증가로 소비가 더 위축되고 기업 투자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을 부를 수 있어 쉽게 꺼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작년부터 우리나라 소비가 많이 위축돼 있는데, 그 이유가 이자부담 때문"이라면서 "고금리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추가적 요인이 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고 투자를 안 할 가능성이 있어 거시경제 전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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