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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벼락 지휘봉의 압박' 생애 첫 감독의 고백, 컨트롤 타워의 부재는 이렇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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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벼락 지휘봉의 압박' 생애 첫 감독의 고백, 컨트롤 타워의 부재는 이렇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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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女 배구 1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공백 속에 챔프전 1차전 패배

    한국도로공사 김영래 감독 대행이 1일 GS칼텍스와 챔프전 1차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KOVO 한국도로공사 김영래 감독 대행이 1일 GS칼텍스와 챔프전 1차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KOVO 
    단순한 경기 감각의 문제인 걸까,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걸까.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첫 판에서 정규 리그 3위 GS칼텍스에 일격을 당한 1위 한국도로공사 얘기다.

    도로공사는 1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GS칼텍스와 챔프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안방에서 5판 3승제 시리즈의 첫 판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은 19번 중 11번 우승했다. 도로공사가 정규 리그에서 5승 1패로 앞섰던 GS칼텍스에 57.9%의 확률을 내준 셈이다.

    도로공사는 일찌감치 정규 리그 1위로 챔프전 직행을 확정했다. 지난달 17일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 이후 보름을 쉬었다. 경기 감각 면에서 무뎌져 있을 수 있다.

    다만 체력적으로는 그만큼 비축이 돼 있었던 상황이었다. 반대로 GS칼텍스는 정규 리그 이후 4위 흥국생명과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을 놓고 벌인 준PO 단판 승부, 2위 현대건설과 PO 1, 2차전까지 3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이날 GS칼텍스는 양 팀 최다 33점을 올린 거포 실바의 막강 화력과 14점의 깜짝 활약을 펼친 권민지, 13점으로 거둔 주장 유서연을 앞세워 도로공사를 잡았다.

    사실 도로공사는 챔프전을 앞두고 큰 변수가 생겼다. 10년 동안 팀을 이끌며 2번의 챔프전 우승을 이끈 김종민 감독이 계약 만료로 챔프전에서 빠지게 된 것. 도로공사는 지난달 26일 "김종민 감독과 함께 한 지난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포스트 시즌 미디어 데이까지 참석했던 김 감독이었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계약 기간이 끝났고, 도로공사는 재계약을 포기했다. 팀을 정규 리그 우승까지 이끈 감독에 대한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이 없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과 배유나가 각오를 밝히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포스트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과 배유나가 각오를 밝히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 연합뉴스 
    이에 도로공사는 "A 코치에 대한 폭행 및 명예 훼손 사건에 대해 지난 2월말 검찰이 약식 기소하는 불미스러운 사항이 있어 고심 끝에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챔프전 직전 사령탑 공백이 뻔한 상황을 만든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데다 김 감독도 챔프전까지는 팀을 이끌겠다는 의사를 보였던 터라 충격은 컸다.

    갑자기 감독 대행을 맡은 김영래 수석 코치는 이날 경기 전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고충을 토로했다. 김 대행은 "(재계약 포기) 기사가 나가고 나서는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면서 "코치들도 그 일 이후 자지도 못 하고 먹지도 못 하고 있는데 내부 사정 자체는 우리끼리는 힘들다"고 털어놨다. 김 대행은 "6kg이나 빠졌다"고도 했다.

    당연히 전략 전술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김 대행은 "계속 통화하면서 훈련하고 있는데 감독님이 많이 조언해주신다"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감독님과) 다 상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혹시 경기 중에 돌발 상황이 생겨서 내가 수를 틀리게 하면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도로공사는 이날 승부처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세트 경기 중후반까지 앞서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기선 제압을 당했고, 2세트를 따내며 반등하나 싶었지만 승부의 분수령이던 3세트를 10점 차로 무기력하게 내줬다. 4세트에도 14-11 리드를 잡았으나 역시 뒤집히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포스트 시즌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 1차전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포스트 시즌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 1차전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김 대행은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세터 이윤정도 흔들렸다"면서 "경기 감각이 확실히 많이 떨어져 있다"고 패인을 짚었다. 이날 리시브 효율은 도로공사가 41.11%, GS칼텍스가 41.25%로 비슷했다.

    다만 김 대행은 "적절히 속공을 써야 하는 타임에 리시브가 흔들려 리듬이 안 맞았다"면서 "그러니 공이 모마에게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이날 31점을 올린 모마는 공격 점유율이 51.13%나 됐는데 43.45%의 실바보다 높았다. 도로공사는 모마 외에 두 자릿수 득점 선수가 없었다.

    급작스러운 지휘봉에 준비가 부족했을 김 대행부터 여유가 없었다.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날 경기에 대해 김 대행은 "정말 많이 힘들고 무게감, 압박감이 엄청 크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선수들을 너무 믿고 작전 타임이나 교체가 늦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의 공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김 대행은 "선수들을 다독여서 갈 때가 있고, 지적을 할 때가 있어야 하는데 지적하려다 (분위기가) 더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작전 타임 때 김 대행은 선수들에게 "괜찮아, 괜찮아"를 반복하며 격려하는 데 애를 썼다.

    김 대행은 "리시브 라인을 정비해 속공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쫓기다 보니 상대 리시브 범실이 있을 때 블로킹을 잡아야 하는데 뒤에서 수비 자리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안고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2차전 반등을 다짐했다. 과연 도로공사가 베테랑 사령탑의 공백을 극복하고 시리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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