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세대학교 학생들과 사진 촬영 시간을 가지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 박인 기자방한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연세대학교를 찾아 국내 대학생들과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한국과 프랑스 등 민주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대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에서 주최한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공통의 가치와 민주주의, 인권 등을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들의 연대"라며 "이것이 바로 한국과 프랑스 관계의 새로운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곧바로 연세대학교에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은 학생들과 만나 "여러분 대통령과 예상보다 훨씬 긴 대화를 나눴다"며 "서로 나눌 이야기와 공통의 의제가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 프랑스는 학생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나라"라면서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현재의 글로벌 환경 속에서 공통의 의제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새로운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 질서가 앞으로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저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는데, 유럽, 캐나다, 브라질, 인도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통의 의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협력을 기반으로 이러한 공동의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며 "중국에 의존하거나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에 과도하게 노출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새로운 협력의 큰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이러한 협력에 유럽, 캐나다, 일본, 호주 등이 함께한다면 하나의 강력한 연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학생들과의 질의 응답 세션에 이어 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질의 응답 순서에서는 국제 협력의 미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동 전쟁으로 인한 생활비 상승 문제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이중에서도 중동 전쟁 관련 질문에 대해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처럼 큰 영향력을 가진 국가가 국제 질서의 원칙을 스스로 흔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저 역시 이란 정권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군사 작전이나 폭격 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각 국가의 주권은 존중돼야 하며 체제 변화를 원한다면, 해당 국가의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휴전과 협상이자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 활동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우관에서 마크롱 대통령 강연을 듣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 박인 기자
연세대 학생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도착하기 몇시간 전부터 강의장 주변에 모여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학과 2학년 권민준(21)씨는 "국제 정치나 외교에 관심이 있었는데 프랑스 대통령이 온다고 하길래 일정도 다 빼고 왔다"며 "이란 전쟁 관련해서 미국에서 병력 보내라했을때 마크롱 대통령이 단호하게 입장을 밝힌 바 있어서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는데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경제학과 김모(21)씨도 "국제 정치에도 원래 관심 많았지만 프랑스 대통령을 인생에서 어떻게 만날까하는 마음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오후 3시 42분쯤 도착하자 프랑스 국적의 교환 학생들을 비롯한 수십 명의 학생들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프랑스 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강연 장소에 들어간 지 한참이 지나도록 노래는 계속됐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강연이 끝나고 약 15분간 학생들과 직접 마주했다. 함께 셀카를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모습에 강연을 마친 학생들은 다소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한 학생은 "엄마, 나 마크롱 손잡았어"라며 기뻐했고, 한 학생은 "언제 프랑스 대통령이랑 사진을 찍어보겠냐"며 웃음을 지었다.
경제학과 이한준(19)씨는 "한국과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주셨는데, 같이 협력해야하고 이런 거에 대해서 강조해주셔가지고 정말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지속개발협력전공 황현지(22)씨도 "마지막 질문했을 때 이란 전쟁과 최근 국제 질서 관련해서 직접적 언급을 잘 하지 않는데 언급을 해주신게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전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2017년 취임 후 처음이며,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11년 만에 이루어지는 국빈 방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국빈 오찬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국제사회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생기고 있는 여러 가지 글로벌 이슈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