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 결정 4차전. 한국배구연맹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이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오는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운명의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두 팀 중 이날 승리하는 팀이 올 시즌 왕좌에 오른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이 먼저 1, 2차전을 쓸어 담으며 손쉽게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으나, 현대캐피탈이 3, 4차전을 연달아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챔피언결정전이 마지막 5차전까지 이어진 것은 2020-2021시즌 이후 5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벼랑 끝 심리전에서 승리해야 한다. 만약 5차전마저 내준다면 남자부 역대 최초의 '리버스 스윕(2패 뒤 3승)' 우승을 허용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쓰게 된다. 역대 20번의 사례 중 1, 2차전을 먼저 이긴 팀이 준우승에 머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홈구장인 인천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다스리는 것이 급선무다.
최근 급격히 흔들린 집중력 회복도 과제다. 대한항공은 3, 4차전 모두 현대캐피탈보다 많은 범실을 기록하며 자멸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수 마쏘의 공격 성공률이 1차전(71.43%) 이후 50%대에 머물고 있어, 헤난 달 조토 감독의 용병술이 시험대에 올랐다. 승리 시 대한항공은 역대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통산 우승 횟수 단독 2위로 올라선다.
반면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상대적으로 마음이 가볍다. 2차전 당시 판정 논란 이후 선수단은 오히려 강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 필립 블랑 감독은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역으로 이용해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올렸고, 세터 황승빈의 안정감과 레오·허수봉 '쌍포'의 파괴력도 건재하다.
다만 2주 동안 7경기를 소화하는 살인적인 일정이 변수다.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잇따른 풀세트 혈투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특히 36세의 베테랑 레오가 얼마나 체력을 회복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4차전을 셧아웃(3-0)으로 끝내며 휴식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었다는 점은 현대캐피탈에 위안거리다.
역사적인 기록을 앞둔 대한항공과 기적 같은 역전극을 노리는 현대캐피탈 중 최후에 웃는 팀은 누가 될지 배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