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 장애인들이 2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속·시외버스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손해배상 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한영 기자전남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예영씨 등 전남 지역 장애인 6명은 이날 금호고속과 금호익스프레스, 광양시장, 나주터미널을 상대로 차별 구제를 위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광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사건은 이날 접수됐으며 재판부 배당을 앞두고 있다.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전남지부와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지역 장애인 단체는 같은 날 오후 2시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속·시외버스는 사실상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 닫힌 교통수단이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진도·강진·해남 등 전남 상당수 지역이 철도 접근성이 낮아 버스가 유일한 장거리 이동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리프트 장착 차량이 부족해 이동 자체가 제한된다"며 "일부 노선에 휠체어 좌석이 있다고 하지만 예약이 어렵거나 운행 차량이 부족해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예영씨는 "2026년 현재도 고속·시외버스는 휠체어 장애인에게 사실상 폐쇄된 공간이다"며 "예매가 가능하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노선에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그마저도 예약이 어려워 이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민간 운송사의 참여와 행정 대응이 미흡해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서울~부산 등 일부 노선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차량 없음' 안내가 반복되는 등 형식적 수준에 그친다"며 "원하는 시간에 이동할 수 없는 구조 자체가 차별이다"고 비판했다.
전남 지역 장애인들이 2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스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한영 기자이들 단체는 "법원에서 버스업계의 차별이 인정됐음에도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은 지지부진하다"며 "이동권은 헌법상 기본권인 만큼 전 노선 접근성 보장과 리프트 버스 도입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장애인도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고향 방문과 일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한 날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금호익스프레스 등에 오는 2029년까지 모든 노선에 휠체어 설비를 갖추라고 판결했고 광주지법 역시 지난 2025년 유사 소송에서 장애인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이동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흐름 속에 이번 소송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