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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물감 온몸 바르고 "미안해"…'해든이' 선고날 법원 앞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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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붉은 물감 온몸 바르고 "미안해"…'해든이' 선고날 법원 앞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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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든이 사건' 선고 앞두고 집회·퍼포먼스 열려
    전국 부모들 순천지원 집결 "최고형 선고해야"
    영아 학대 고통 형상화…재발 방지 촉구

    해든이 고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가 23일 법원 앞에서 펼쳐졌다. 박사라 기자 해든이 고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가 23일 법원 앞에서 펼쳐졌다. 박사라 기자
    붉은 물감을 온몸에 묻힌 한 여성이 천천히 움직였다. 잠시 뒤 사다리 위에 올라선 그는 욕조에 놓인 아기 인형을 들어 안고 아래로 내려왔다.

    23일 낮 12시 30분,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 '여수 해든이 사건' 선고 공판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 직후, 대구에서 온 신채은 씨가 퍼포먼스를 펼쳤다.

    붉은 물감을 몸에 바른 채 욕조 속 아기 인형을 꺼내 안고 내려오는 동작으로 학대 피해와 구조의 순간을 표현했다.

    신 씨는 "사다리는 희망을 상징하며, 이를 통해 해든이를 구출해 내려오는 과정을 담았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30대 부부가 4개월 아이를 안고 화한을 둘러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서울에서 온 30대 부부가 4개월 아이를 안고 화한을 둘러보고 있다. 박사라 기자 
    이날 법원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부모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유아차를 밀고 온 부모, 아기띠로 아이를 안은 채 선 엄마들까지,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무거웠다.

    이들은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인 '여수 해든이 사건'에 대해 엄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특정 단체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뜻을 모은 이들은 "이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공감 속에 모였다.

    법원 앞 인도에는 근조화환과 리본, 풍선이 놓이며 추모 공간이 조성됐다. 지난 결심 공판 때보다 늘어난 화환들이 길게 이어졌고,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겠다", "아동학대 엄벌하라"는 문구가 적혔다.

    화환 앞에 선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춘 채 문구를 읽었다.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서 있거나,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이어졌다.

    인근 사거리 전광판에서는 사건 관련 방송이 반복 재생됐고, 이를 바라보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말없이 서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23일 법원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부모들이 엄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사라 기자 23일 법원 앞에서 전국에서 모인 부모들이 엄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사라 기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엄벌을 촉구했다.

    서울에서 생후 4개월 아이를 데리고 온 정모 씨는 "영상을 보고 너무 힘들었고 우리 아이와 나이가 같아 더 견디기 어려웠다"며 "이런 아기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가해자들은 최소 무기징역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렇게라도 와서 목소리를 내면 재판부가 조금이라도 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서울에서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기 광주에서 10개월 아들을 안고 온 40대 A씨는 "여수 영락공원에 가서 해든이를 보고 왔고 그동안 아동학대 문제에 신경 쓰지 못했던 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이 사건뿐 아니라 가정 안에서 드러나지 않는 학대가 너무 많고 신고가 없으면 반복되는 구조를 막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서울에서 온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은 "해든이를 보면서 슬펐고 아이들은 어른들이 소중하게 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검찰이 친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점을 언급하며 재판부의 엄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동시에 처벌을 넘어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예방할 것인가"라며 "제도적 보완과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온 엄마들이 자녀를 안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전국에서 온 엄마들이 자녀를 안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이번 사건은 반복되는 아동학대의 잔혹성과 사각지대를 드러내며 사회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이용 이력이 없는 6세 이하 영유아 약 5만8천명을 전수 조사하는 등 '선제 발굴' 중심의 아동학대 예방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정 방문을 두 차례 거부할 경우 경찰 수사 의뢰까지 검토하는 등 대응 수위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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