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농협 제공농번기를 맞은 농촌이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면세유 가격이 한 달 사이 30% 이상 치솟은 데 이어, 석유 기반 농자재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과세유보다 더 가파르다"…경유 1500원 육박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농업용 면세 경유 가격은 리터(L)당 1499.15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1100원 초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도 안 돼 35.8%가 올랐다.
이는 일반 과세 경유 상승률(약 25%)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영농철 경유 사용량이 급증하는 트랙터와 이앙기 가동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휘발유와 등유 상황도 다르지 않다. 면세 휘발유는 이달 초 대비 33.8% 오른 1294.74원, 시설 하우스 난방에 쓰이는 등유는 1391.60원까지 올랐다.
농자재값 동반 상승에 '작목 전환' 고민하는 농가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제품인 농업용 비닐(필름)과 비료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 여파로 하우스용 비닐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20%가량 올랐고, 무기질 비료 역시 공급망 차질과 물류비 상승이 맞물리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난방비 비중이 높은 시설 채소 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다. 전남 완도와 경북 등 주요 산지 농가들은 치솟는 등유 가격을 견디지 못해 오이나 토마토 대신 상대적으로 난방비가 적게 드는 작물로 품목을 바꾸거나, 아예 재배를 포기하는 휴경까지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보조금 5월 지급…장바구니 물가 전이 막아야
농림축산식품부는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623억 원을 확보, 오는 5월 중순부터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기준 가격 대비 인상분의 70%를 보전해주겠다는 방침이지만, 리터당 약 140원 안팎의 상한선이 있어 실제 인상폭(400원)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전남과 경북 등 주요 지자체들은 자체 예산을 편성해 정부 보조금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긴급 면세유 구입비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생산비 급등이 결국 농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에 2차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농가의 생산 비용 증가는 시차를 두고 식탁 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면세유 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은 과세유와 달리 정액 세금이 포함되지 않아 국제 유가 변동이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5월 보조금 지급을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고, 농자재 가격 동향도 면밀히 살펴 농가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