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신 제공근대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 작가 강경애와 실험적 문체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온 한유주의 작품을 함께 담은 소설집 '바라건대'가 출간됐다.
작가정신의 '소설, 잇다'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인 이번 작품은 강경애 탄생 12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식민지 시대 빈궁과 착취를 정면으로 응시했던 강경애의 대표작과, 이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불러낸 한유주의 신작이 함께 수록됐다.
책에는 강경애의 '소금', '원고료 이백 원', '지하촌'과 한유주의 소설 '바라건대', 에세이 '소금을 머리에 인 여자들'이 실렸다.
강경애의 '소금'은 만주로 이주한 여성 봉염 어머니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린다. 굶주림과 착취, 자식의 죽음을 견디며 살아가는 여성의 삶은 "굶는다는 것은 차라리 죽음보다도, 무엇보다 무서운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응축된다.
'지하촌'에서는 가난 때문에 치료받지 못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비극적인 현실이 펼쳐진다. "왜 이 동네 여인들은 그런 병신만을 낳을까"라는 독백은 식민지 하층민의 참혹한 현실을 드러낸다.
한유주는 강경애의 '소금'에서 출발해 현대 도시의 풍경 속 '짐 진 여자들'을 다시 불러낸다. 금요일 밤 한강 이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바라건대'에서는 "대교 위에서 휘청이던 사람들", "소금을 실어 나르던 사람들", "자식을 잃고 자신을 잃은 사람들"의 흔적이 현재의 도시와 겹쳐진다.
작가는 에세이에서 "나는 강경애의 '소금'을 읽으며 그간 목격해온 짐 진 여자들을 떠올렸다"고 적으며, 백 년의 시간을 건너 여전히 반복되는 여성들의 삶과 노동, 생존의 무게를 응시한다.
강경애·한유주 지음 |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