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스마트이미지 제공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과일 선물세트 상당수가 '특대과', '고당도', '최상품' 등 표현을 쓰면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실제 품질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이 네이버,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 4개사에서 판매되는 사과·배·한라봉 5kg 선물세트 240개 상품의 정보제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상품은 과일의 크기·중량·당도·품질 등급 등을 구체적으로 표시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상품 중 19.2%인 46개는 낱개 과일 크기를 '특대과', '중대과' 등으로 표현했지만, 실제 크기나 중량 기준을 표시하지 않았다. 45.0%인 108개는 '고당도', '당도 선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선별 기준이 되는 당도 값, 즉 브릭스(Brix)를 안내하지 않았다.
품질 등급 표시도 모호했다. 일부 상품은 농산물 표준규격에서 구분하는 '특', '상' 등급과 유사한 '특상품', '최상품' 등의 표현을 쓰면서도 구체적인 등급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또 원산지를 '국내산'으로만 표시하고 세부 지역명 없이 '유명산지'라고 표현한 사례도 있었다.
실제 상품과 표시 내용의 차이도 확인됐다. 소비자원이 '대과'로 표시된 사과 세트 4개를 구매해 낱개 사과 58개의 중량을 측정한 결과, 최소 216g에서 최대 377g까지 차이가 났다. 같은 '대과' 표시라도 실제 낱개 중량 차이가 약 1.7배에 달한 셈이다.
한 세트 안에서도 과일 크기 편차가 컸다. 일부 사과 세트는 구성품 간 중량 차이가 최대 58g, 비율로는 18.3%까지 벌어져 상품 선별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차이도 컸다. 조사 대상 5kg 과일 세트의 가격은 사과가 최저 3만 4870원에서 최고 13만 7200원으로 약 3.9배 차이 났다. 배 세트는 최저 2만 1900원에서 최고 10만 2천원으로 약 4.7배, 한라봉은 최저 1만 9500원에서 최고 7만 9900원으로 약 4.1배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원은 가격 차이가 큰 만큼 품질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과일 관련 소비자 불만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온라인 구매 과일 관련 상담은 모두 4556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3년 846건, 2024년 1423건, 2025년 2287건으로 매년 60% 이상 증가했다.
상담 유형별로는 품질 관련 불만이 2342건으로 51.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상품 품질이나 신선도에 문제가 있거나, 실제 맛이 기대와 달라 불만을 제기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어 청약철회 604건, 계약불이행 580건 순이었다.
피해 사례도 다양했다. 판매 페이지에 '15브릭스 이상 고당도 사과'라고 표시된 상품을 구매했지만 실제 당도가 10브릭스로 측정돼 환불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고, '16브릭스 당도보장 귤'이라고 광고된 상품이 실제로는 7.6브릭스로 측정된 사례도 있었다.
또 '백화점용 특상'이라고 광고한 사과를 명절 선물용으로 구매했지만 도착한 상품의 크기가 작고 포장 상태도 선물용에 맞지 않아 반품을 요구한 사례, 'A급 사과'를 샀는데 23과 중 15과 이상이 멍들거나 찍혀 있었다는 사례도 접수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과일의 규격과 품질 정보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제공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소비자에게는 온라인으로 과일을 구매할 때 '특대과', '고당도', '최상품' 같은 표현만 믿기보다 낱개 중량, 당도 수치, 품질 등급 기준, 산지 등 구체적인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