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반도체 수출 규제가 꼽힌다. 중국이 협상의 우위를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부터 이튿날까지 베이징에서 최소 6차례 만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예상되는 논의 주제 중 하나는 반도체 수출 규제가 거론된다.
미국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속에 반도체 설비에 대한 대중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을 통해 1년 유예한 희토류 수출 규제 카드를 이번 협상에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공급 확대를 원한다"면서 "핵심 광물 공급망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중동전쟁에서 소진된 무기 비축량도 늘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전쟁 이후 물가 상승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보잉 항공기 등의 구매 약속을 받으면 중국에 반도체 설비 수출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 광장이 평소처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현대차증권 여태경 연구원은 "미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일부 반도체 설비 등에 대해 완화하고, 중국도 희토류 등에 대한 안정적 공급을 협상에서 선언한다면 상호 성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 일정에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동행하는 점도 이 같은 합의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을 허용할 경우,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로 국내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조연주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메모리 부족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 우려로 14나노미터(nm)와 7nm 장비를 화홍반도체와 화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HLMC)에 비공식 면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면서 "14·7nm 로직 양산에 필수인 ASML의 침지노광은 고급 D램 제조에도 동일하게 사용되는 장비"라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앞세워 더 큰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위치라는 의견이 확대하고 있다"면서 "한국 메모리에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중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완화하면, 한국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중국 수출 모멘텀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4월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62.5%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했고 5월 1~10일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81.8%로 대미 수출증가율 17.9%를 압도하고 있다"면서 "대중국 수출 회복에도 반도체 수출이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완화한다면 중국 수출 및 경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내 대중국 수출 모멘텀 강화라는 나비효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