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해 "가짜 위안부", "성매매 여성" 등의 표현을 반복해온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검찰이 단순 모욕 표현을 넘어 위안부 강제동원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을 허위사실 적시로, 고등학교 앞 시위를 아동학대 혐의로 각각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CBS노컷뉴스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 13일 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사자명예훼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공소장 전제사실에서 김씨가 2018년쯤 연구소를 설립한 뒤 '광복절 바로잡기 운동' 등을 내세우며 활동해왔고, 2019년경부터는 "조선인 여성이 일제에 의해 강제로 동원돼 성적 학대를 받으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사실이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본격적으로 펼쳤다고 적시했다.
또 김씨는 2020년 2월쯤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의 집회 현장 인근에서 위안부 피해를 부정하는 집회·시위를 시작했고, 일본인 지지자를 통해 관련 영상이 일본 유튜브 채널에 소개되며 활동이 국내외로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0월쯤부터는 위안부피해자법 폐지를 촉구하는 단체를 결성해 국내외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으며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공소장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보건사회부의 심의 절차를 거쳐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돼 현재 정부 명단에 등록돼 있는 사람들"이라고 명시됐다.
그럼에도 김씨는 2024년 1월부터 2026년 1월쯤까지 자신의 SNS 계정 등을 통해 피해자들을 "가짜 위안부 피해자", "성매매여성" 등으로 표현한 글과 영상을 올려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가 게시한 글과 영상은 63회에 이른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정의연 관계자가 제1751차 정기 수요시위를 시작하기 전 소녀상을 닦고 있다. 경찰은 2020년 6월, 위안부 반대 단체 집회로 훼손 우려가 제기되자 소녀상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철거 논의가 본격화됐다. 류영주 기자구체적으로 김씨는 피해자들을 두고 "끌려간 사람 하나도 없다", "대만 윤락업소에서 일한 직업여성", "위안부는 일본식 예명으로 영업을 한 직업여성" 등의 표현을 반복적으로 게시하거나 집회 현장에서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안부는 일본군 성노예가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부", "위안부는 전시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라 포주와 계약 맺고 돈을 번 직업여성"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 사진도 다수 포함됐다.
검찰은 이 같은 주장들이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단순 의견 표명이나 역사 해석 수준을 넘어, 국가 심의를 거쳐 등록된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본 셈이다.
검찰은 또 김씨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의 한 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해당 문구를 고등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한 점도 주목했다. 검찰은 "(학생들에게)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끼게 했다"며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가했다"고 판단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김씨는 단체 회원 2명과 함께 "매춘 진로지도하나", "흉물 위안부상을 철거하라", "위안소 규정(콘돔 착용 필수, 성교 후 ○○세척 필수)" 등이 적힌 현수막을 펼친 채 해당 고등학교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촉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