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주장 강소휘가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2026 한국 남녀 배구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에 앞서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배구 국가대표팀 기자 회견이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남자 대표팀 이싸나예 라미레즈 감독과 주장 황택의(KB손해보험), 여자 대표팀 차상현 감독과 주장 강소휘(한국도로공사) 등이 참석해 올해 국제 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차 감독과 강소휘는 2년 만에 다시 만난 사제지정을 과시했다. 둘은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시절 감독과 선수로 8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고, 2020-21시즌 통합 우승을 합작한 바 있다.
다만 차 감독은 2023-24시즌 뒤 팀을 떠나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강소휘 역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차 감독은 "여자 대표팀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라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소신있게 땀 흘리면서 마지막에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V리그에서 감독 8년에 코치도 8년까지 여자부 10년 넘게 있었다"면서 "내가 훈련을 빡세다 시킨다는 얘기도 있는데 친분이 있는 주장 강소휘가 선수들에게 밑밥을 깔았는지 모르겠지만 훈련을 너무 잘 해주고 있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강소휘도 "GS칼텍스 시절 감독님이 훈련을 힘들게 시키시다 보니 긴장했다"면서 "대표팀에서는 그때보다 좀 유해지셔서 조금 편하게 하고 있다"고 미소를 보였다. 차 감독은 "팀을 나와서도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는데 강소휘도 경기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한테 물어보고 언제든 식사를 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면서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훈련을 예전처럼 시키면 어떻게 하느냐 협박도 하더라"고 폭로했다.
그만큼 케미가 좋다는 방증이다. 차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와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재회하게 돼 반갑고, 강소휘를 EKTL 굴리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소휘도 "GS칼텍스 때 봄 배구에 가지 못해 헤어질 때 함께 웃지 못해 마음에 남아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꼭 함께 웃고 싶고, 주장으로서 감독님 말씀 잘 따라가고 팀원들을 이끌고 싶다"고 다짐했다.
2023-24시즌 GS칼텍스 시절 강소휘가 차상현 감독에게 물을 뿌리는 모습. KOVO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한국 여자 배구는 도쿄올림픽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 양효진 등 황금 세대 이후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않다. 세계 랭킹도 40위까지 떨어져 일본(5위), 중국(6위), 태국(18위), 베트남(28위) 등에 밀려 있다.
하지만 2030년 LA올림픽, 내년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오는 8월 아시아선수권과 9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야 한다"면서 "물러날 수 없는 끝자락에 있지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4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소휘도 "김연경 언니만큼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 "팀원들의 힘이 같이 필요하기에 팀 워크 배구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김다인(현대건설) 등 중심 선수들이 있어 대화를 많이 하면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강소휘는 지난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떠올리며 "선수들과 좌절의 눈물을 흘렸고, 무기력함도 느꼈다"면서 "2번 다시 좌절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당시 대표팀은 5위에 머물러 2010년 광저우 은메달, 2014년 인천 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동메달 등 아시안게임 메달 명맥이 끊겼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과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포즈를 취한 강소휘. 노컷뉴스
대표팀은 다음달 필리핀에서 열린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컵 여자 대회 뒤 8월 중국, 홍콩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대회에 나선다. 같은 달 아시아선수권, 9월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차 감독은 "육서영(IBK기업은행)이 무릎 부상으로 빠졌는데 AVC컵 이후 합류가 가능하다"면서 "박은서도 페퍼저축은행 해체로 떠돌이 생활을 하는데 관리 여부에 따라 합류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호영(흥국생명)도 골절상으로 빠졌지만 지켜봐달라고 했으니 희망을 걸고 있다"고 귀띔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차상현-강조휘 사제. 과연 프로가 아닌 대표팀에서 웃으며 값진 결실을 합작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