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리고 위장 결혼한 뒤 아내를 살해한 비정한 남편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으나 피해자 시신은 이미 화장돼 "시신 없는 살인" 사건으로 앞으로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고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위장 결혼한 뒤 교통사고를 가장해 아내를 살해한 조직폭력배 박 모(30) 씨와 또다른 폭력배인 박씨 친구 양 모(30) 씨를 살인 및 범인 은닉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2007년 6월 6일 밤 9시께 자신의 아내 김 모(26) 씨를 차량에 태워 전남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에 침수시켜 살해하고, 운전미숙으로 강에 추락 사망한 것으로 위장. 보험금 2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 2007년 2월 26일 이혼 뒤 인터넷 미혼모 사이트에 딸 보모를 구한다는 광고를 게재하고, 이를 보고 찾아온 피해자 김씨와 만난 지 20일 만에 혼인 신고를 하고, 피해자 명의로 3개 보험사에 4억 4천만 원의 사망 보험금에 가입한 뒤 이 같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살해될 당시 결혼 전에 사귄 내연남과의 관계로 임신 5개월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특히, 자신의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 살해하고, 같은 해 6월 11일 경찰서 지구대를 방문해 태연히 아내 김씨에 대해 가출 신고하고 친구인 양씨에게 차량이 발견돼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119와 112에 신고하게 해서 강에 빠진 차량과 피해자의 시신을 경찰 등이 발견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조직폭력배와 관련된 보험범죄를 기획수사하다가 지난 2007년 나주 드들강에서 발생한 변사사건으로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된 사실을 발견하고 사건 당시 신고를 했던 남자 목소리가 박씨의 친구인 양씨와 유사하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양씨와의 통화내역을 녹음한 뒤 신고 당시 목소리 일치여부를 국과수에 의뢰하여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고, 양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한 데 이어 양씨가 박씨의 부탁으로 119와 112에 신고한 사실을 자백 받아, 박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BestNocut_R]
박씨는 경찰수사가 재개된 사실을 알고 양씨에게 목소리 변형 수술을 하라거나 경찰에 발각되지 않도록 시외로 도피해 있으라며 범행 은폐를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씨는 현재 범행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는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인 김씨의 시신이 이미 화장돼 시신이 없고 사건이 4년이나 지난데다가 경찰은 현재 남편 김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정황증거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광주지방 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지난 5월 21일 가출이 잦은 청소년을 훈육한다며 자신들의 체육관에서 중학생을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전.현 특공무술 체육관장 등 4명을 구속했으나 역시 시신은 범행 뒤 곧바로 화장처리됐다.
이처럼 "시신 없는" 살인.폭행치사 사건은 앞으로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말''''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 온 부산의 보험 살인사건에 대해 법원이 핵심증거인 시신이 없음에도 정황증거 등을 포괄적으로 인정해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