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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뮤지컬로 탄생한 ''''햄릿''''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가 아닌 ''''사는 건 죽는 건 무얼까, 죽는 건 단지 잠드는 것, 그뿐. 어쩌면 난 꿈꾼걸까…?''''라는 세련된 감성의 질문으로 바뀐다.
비극적인 사랑의 최후를 맞는 결말은 달라지지 않지만 음악과 노래의 맛으로 살린 뮤지컬 ''''햄릿''''은 한결 감미롭다.
노래 잘 하는 배우로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박은태(30)가 이 작품의 햄릿 역을 맡아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오필리어의 오빠인 레어티스 역할을 맡았는데, 이번에는 햄릿으로 돌아와 기교 넘치는 노래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고뇌에 찬 캐릭터에 맞게 5㎏ 정도 감량했다는 그는 ''''웃통 벗는 장면도 있어 겸사겸사 날렵한 몸매를 만들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팬들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팬카페 은빛소리, 미니홈피 등에는 그를 응원하는 여성 팬들의 글들로 가득하다.
''''제가 대세인가요? 잘 모르겠는데…. 데뷔 후 5~6년 후에는 뮤지컬 배우로 제대로 자리잡아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하나씩 이뤄져가고 있다는 뿌듯함은 있어요. 아직 대세는 아니고 그렇게 되고싶어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단계인 것 같은데요? 하하하….''''
박은태는 쑥스러워했지만 연이어 주연 자리를 꿰차며 차근차근 배우로서 성장해나가고 있다.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2001년 강변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던중 2006년 뮤지컬 ''''라이언 킹'''' 오디션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모차르트'''' ''''피맛골연가'''',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등등 주연 배우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모차르트''''는 그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당시 가수 조성모의 대역이었지만 조성모의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으로 작품에서 빠지게 되자 자연스럽게 박은태가 그의 출연분을 모두 소화했고,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연기를 하면서 노래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저랑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가수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는 없어요. 저는 가수들 특유의 끼나 퍼포먼스 능력이 없어요. 춤, 노래, 연기 중 제일 자신있는 부분이 노래지만 그만큼 가장 어렵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노래에 대한 애증과 고통의 시간이 길었으니까요.''''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그는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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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종영한 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OST에도 참여했다. ''''야뇌 Acoustic''을 불렀는데,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며 흐뭇해했다.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자 한결 힘이 생기는 듯했다.
"부모님이 부천에서 아채 가게를 하시는데 평생 야채 장사하며 자식들 공부 시키셨어요. 가게에 제가 출연하는 공연 포스터를 붙여놓고 시장 사람들에게 자랑하시기도 하고…. 한번도 여행 가신 적 없이 바쁘게 사셨는데 제 지방공연은 항상 보러 오세요.''''
전형적인 미국 뮤지컬과는 다른 다크한 유럽 뮤지컬이 좋다는 그는 도전하는 재미를 즐긴다. 본인이 재미있게 해야 관객들도 즐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내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 재미있다고 느꼈으면 하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커요. 나로 인해 뮤지컬이 대중화가 됐으면 하는 원대한 꿈과 바람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