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압수수색 당시 동영상 캡쳐 (경찰청 제공)
경찰이 국내 유명 치과그룹에서 시행한 치아미백시술을 불법 유해시술로 최종 판정하고, 관련자들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입건했다.
문제가 된 치과 그룹은 전국에 1백여 개의 치과의원을 지점으로 둔 국내 최대의 네트워크형 치과다.
이 곳은 치아미백을 무료 또는 저가로 해주면서 임플란트와 치열교정 등 치과 진료를 유도하는 공격적 영업과 비용파괴 등의 전략을 내세워 기존 치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런데 이들 병원에서 시행한 치아미백 시술이 고농도 공업용 과산화수소를 사용한 불법 유해시술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문제의 치과 그룹이 사용한 치아미백제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 의뢰한 결과 문제의 치아 미백제는 30% 이상의 고농도 공업용 과산화수소에 연마제를 혼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관천 지능범죄수사대장은 "문제의 미백제를 섭취해 분해되면 입이나 식도 등에 심한 자극과 약품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회신을 국과수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문제의 치아미백제에 대해 과산화수소가 6% 이상인 혼합물질로 유독물에 해당한다고 판정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당 제품이 무허가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치아미백제는 대부분 과산화 수소가 6% 미만이며, 15%가 함유된 2가지 품목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실제로 재료 납품업자들도 문제의 미백제를 시술하면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며 치과의사들에게 진통제를 구비해 놓으라고 조언한 사실도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관련기관의 판정과 수사내용 등을 토대로, 무허가 치아미백제를 사용해 시술을 한 치과그룹 산하 의사와 상담실장 등 42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무허가 치아미백제를 납품한 업체대표 등 4명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해외 체류 중인 그룹 대표 A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