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좋지만 학대는 싫어…'동물복지' 축산물, 도움 될까?[싸우는 사람들]
#서울 송파구에 사는 A(33)씨는 고기를 먹을 때마다 농장동물들을 떠올린다. 몇 년 전 축산업의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아서다. 어릴 적부터 이어진 식습관을 바꾸기 어려워 '비건'이 되진 못했지만, 가급적 '동물복지' 축산물을 소비한다. 마트에서 고기를 집어들 때마다 A씨는 생각한다. "고기는 먹고 싶지만 동물들이 동물답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모순인가?"
2일 축산업계 등에 따르면 축산물을 소비하면서도 농장동물들의 복지를 고려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달 23일 발간한 '농장동물 및 어류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보면, 전국 성인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무려 95.4%가 "공장식 밀집사육 등 농장동물 복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6개월 동안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을 구매했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의 58.4%였으며, 향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9.6%였다.